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반기를 맞아 친정체제 강화에 나섰다. 총재 취임당시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팀으로 손발을 맞췄던 임형준 인사경영국장을 신임 부총재보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로 예정된 2명의 부총재보 후임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침 7월은 한은의 정기인사 시즌이기도 하다. 부총재보 인사와 함께 국장급 인선까지 도미노 인사가 예정돼 있다.
임 신임 부총재보는 1987년 한은에 입행한 이후 약 30년간 시장운영팀장과 주식시장팀장, 공보실 부실장 등 본부 주요 부서와 지역본부, 런던사무소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이 총재가 신임 총재 후보자로 내정된 2014년초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T/F팀에 속하면서 이 총재와 끈끈한 인연을 과시하기도 했다.
임 신임 부총재보는 “총재께서 일을 잘할수 있도록 조용히 보필하겠다.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이 총재 인사청문회 T/F팀의 두 핵심인사인 이흥모 전 부총재보와 임 신임 부총재보는 이 총재 재임과 함께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이흥모 전 부총재보도 이 총재 재임 초기 정년퇴임 후 한달이란 공백을 두고 부총재보로 올랐었다. 또 최근엔 한은 몫인 임기 3년의 금융결제원장으로 영전했다.
이흥모 전 부총재보와 임 신임 부총재보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임 김중수 총재 재임당시 소위 인사혁신이라는 칼날아래 사실상 팽 당해 한직으로 물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전 총재 재임시절 당시 소위 잘나갔던 인사들 중 상당수는 김 전 총재에게 밉보였다는 이유로 이처럼 한직으로 밀려났었다.
이주열 총재도 2012년 당시 부총재 퇴임사에서 김 전 총재를 비판했다가 소위 대가를 치루기도 했었다. 부총재 퇴임 이후 있었던 화재보험협회장 인선 등에서 김 전 총재로부터 불이익을 당해 낙마했다는게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듯 이주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 당시 취임사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실적과 평판을 기준으로 한 공평한 인사와 조직 안정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관심은 오는 7월 한은 정기인사로 쏠리고 있다. 현 허재성·서영경 부총재보가 7월15일로 임기만료라는 점에서 두명의 부총재보 자리가 추가로 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총재보부터 핵심 국장 자리까지 연쇄 승진 내지 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효율성과 경쟁원리’를 인사 원칙으로 밝힌바 있다. 전임 총재 재임당시 흐트러졌던 조직기강이 어느정도 재정립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 허진호 통화정책국장과 박성준 발권국장, 신호순 금융시장국장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이들은 모두 이 총재 취임과 함께 영전해온 인물들이다. 이번 임형준 신임 부총재보 인사로 공석이 된 인사경영국장 자리도 당분간 임 신임 부총재보가 겸임한다는 점에서 국장 인사도 대폭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