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 아슬아슬 1000표차 미만으로 당락이 갈린 지역만 10곳을 넘어섰다.
이투데이가 14일 총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000표차 미만으로 당선인이 나온 곳은 모두 13곳. 19대 때보다 2곳 늘었다. 2000표차로 승패가 좌우된 지역까지 포함하면 26곳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초접전이 벌어진 지역 상당수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지역별로 경기가 4곳, 전북 3곳, 인천 2곳, 강원 2곳, 서울과 경남이 각각 1곳이었다. 이들 지역은 개표 당시 소수점 차이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면서 결과가 선거 이튿날 새벽에서야 확정됐다.
그 중에서도 인천 부평갑이 가장 피를 말렸다.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는 4만 2271표(34.2%)를 득표해 4만2245표(34.2%)를 얻은 국민의당 문병호 후보를 불과 26표차로 따돌렸다. 소수점 한자리까지 두 후보의 득표율이 같다. 정유섭 당선인은 당선소감에서 “개표가 막판에 이르는데도 0.1%의 열세가 좁혀지지 않아 사실 지는 줄 알았다”면서 “지옥에 다녀온 기분이었다”고 했다.
인근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승연 후보가 3만47표(40.6%)로 새누리당 정승연 후보(2만9833표, 40.3%)를 214표차로 누르고 금배지를 쥐었다.
서울에서 1000표차 미만 격차로 당선된 후보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유일하다. 서울은 ‘박빙’으로 분류된 곳이 많았지만, 실제 개표 결과에선 여러 지역에서 표차가 벌어졌다.
오신환 후보는 4만5454표(37.1%)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후보(4만4593표, 36.4%)를 재치고 간신히 재선에 성공했다. 오신환 당선인은 개표방송이 진행되는 내내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 당선이 확정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이 국민 뜻을 잘 받들지 못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젊은 정치인인 만큼 당이 쇄신하고 혁신하는데 역할을 하고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접전지가 가장 많았던 경기 지역 중에선 안산 상록을 더민주 김철민 후보, 고양을 더민주 정재호 후보, 남양주갑 더민주 조응천 후보, 군포갑 더민주 김정우 후보가 각각 399표, 900표, 249표, 726표차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외에 강원 원주 갑·을, 전북 전주 갑·을·병, 경남 거제에서 1000표차 미만 승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