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체 주택시장의 관망세 속에서도 강남 재건축에 대한 관심만은 독보적이다. 때문에 최근 해외건설시장의 부진에 허덕이는 건설사들도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조합 설립 단계인 강남권 재건축 대상은 23개 단지, 2만27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들 중 일부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들도 상당수고 이 경우 사업비만도 수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강남 재건축 시장은 건설사들의 브랜드 이미지와 향후 분양 시장의 흥행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건설사들로서는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강남 재건축 시장을 위한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조합원들의 마음 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으로 각각 ‘디에이치(The H)’와 ‘아크로’ 브랜드를 만들어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래미안 에스티지’,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도 강남재건축 시장을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또한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8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오른 GS건설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는 반포주공1단지까지 수주해 반포잠원지구에 '자이 벨트'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대림산업 역시 강남권에서 수주고를 착실히 쌓고 있다. 이미 올들어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시공사선정총회에서 한화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여기에 중견사들 역시 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아직 브랜드 이미지는 부족하지만 탄탄한 현금보유고를 바탕으로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진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건설사들의 물밑 작업과 비방전, 조합원 선물 공세는 공공연한 비밀이 됐고 조합원 회의에서 지지하는 건설사별로 파벌이 나뉘는 경우도 많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현재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그나마 가장 활발한 곳이 강남권이다보니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더구나 강남권에 새아파트 브랜드가 생기면 건설사들의 브랜드 홍보까지 더해지는 것도 수주경쟁을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제까지 강남권 공급기준으로는 삼성물산이 단연 앞서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삼성물산은 강남권 3개구에 2만8810가구를 공급(입주기준)했다. 뒤를 이어 현대건설(1만3696가구), 대우건설(1만842가구), 대림산업(9928가구), GS건설(7961가구)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