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앞으로 10년을 위한 혁신의 고삐를 죄고 있다. 조직문화 혁신을 선포하고 사장과 임직원 모두가 저성장 위기를 함께 고민하는 등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 삼성만의 해법 찾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삼성그룹은 6~7일 이틀에 걸쳐 ‘경쟁력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사내방송을 방영했다. 임직원들은 첫 날 ‘경쟁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1부- 본질에 관하여’, 둘째 날 ‘경쟁력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2부- 혁신에 관하여’라는 주제의 방송을 보며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공부했다.
첫 방송에는 성장한계에서 성공을 이뤄낸 일본 기업인들의 인터뷰가 담겼다. 요점은 ‘본질에 집중ㆍ본질의 확장ㆍ본질의 발견’이다. 이는 최근 삼성의 사업재편과 조직 재정비 등 일련의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삼성은 최근 2~3년새 경쟁력이 낮은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를 합병하며 ‘본질에 집중’을 실현해 왔다.
사업재편의 신호탄은 2013년 9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인수다. 이후 11월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넘기고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은 삼성웰스토리로 분사했다. 2014년 4월 삼성종합화학의 삼성석유화학 흡수합병, 7월 제일모직과 삼성SDI 통합법인 출범, 11월 방위산업ㆍ석유화학 계열사 4곳 한화그룹 매각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통합법인 삼성물산이 출범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부품계열사도 비주력 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체질개선에 주력했다.
기존 사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하는 등 ‘본질의 확장ㆍ본질의 발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 대표 계열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ㆍ가전ㆍ반도체 등 3대 사업의 타깃층을 일반소비자를 넘어 기업고객(B2B)까지 넓히고 있다. 특히 성장이 둔화된 모바일 사업을 보완할 새 수익원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바이오와 금융은 전자와 함께 삼성의 3대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
2부 방송의 핵심은 ‘엉뚱한 상상력ㆍ과감한 실행력ㆍ불굴의 도전정신’을 통한 지속적 혁신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발굴, 기존 패러다임을 바꾸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민하라는 조언이다.
혁신을 위해 삼성이 택한 방법은 외부 수혈이다. 과거 내부 역량만으로 경쟁력을 키웠다면 지금은 적극적 M&A(인수합병) 및 국내외 ‘신기술 벤처’와의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0여곳이 넘는 해외 기업을 인수했다. 타깃은 새로운 성장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IoT(사물인터넷)와 전자결제, 소프트웨어 및 B2B 업체다. 2014년 8월과 2015년 2월 각각 인수한 미국 스타트업 IoT 업체 스마트싱스의 IoT 기술과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의 ‘삼성페이’기능은 삼성전자 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을 견인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