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갈등 폭발… 꼼수 공청회?… 롯데 “어이없는 이기주의…조목조목 반박”

입력 2016-03-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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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에 참석한 신규 면세점 대표들. 사진은 왼쪽부터 권희석 SM면세점 회장,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김하늬 기자 honey@)
▲16일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에 참석한 신규 면세점 대표들. 사진은 왼쪽부터 권희석 SM면세점 회장,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김하늬 기자 honey@)

정부가 서울 시내에 추가로 면세점 특허를 내주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면세점 제도개선을 추진하면서 이를 둘러싼 업계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16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개최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공청회에서는 극명하게 갈린 롯데와 반(反)롯데의 입장 차이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롯데를 위한 꼼수 공청회'라고 목소리를 높인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당황스럽다"며 "이기주의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기획재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주최로 '관광산업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신규면세점 5개사 사장단이 총 출동해 신규 특허 발급 요건 등을 놓고 격론을 펼쳤다.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공청회 개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신규 면세점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때 까지는 정부와 업계가 협조해야 한다"면서 "신규 특허의 추가 발급은 공멸하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희석 SM면세점 회장은 "신규 면세점이 세팅하는 걸 봐줘야 하는데 계속 신규 면세점을 늘리면 물건 못 채우는 면세점들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병행수입을 하거나 중국처럼 짝퉁이 섞일 수도 있다"며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롯데면세점 측은 "한국 면세산업은 정부(관세청)와의 협업을 통해 지난 30년 넘는 시간 동안 발전해 왔으며, 현재 세계 1위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권 대표의 발언은 관세청의 역할 및 시스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일차원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계 여행사들에 수수료를 26%까지 주고 있다"며 "국제적인 수수료 14%의 2배에 가깝다"라는 권 회장의 발언에 대해 "롯데면세점은 26% 수수료를 여행사에 지급한 사실이 없는데, 하나투어가 받고 있는 수수료를 기준으로 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반박했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은 "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지역상생, 중소기업 상생을 내걸고 특허를 획득했고 신규 면세점에는 2014년 이전 면세점보다 입점한 중소기업이 훨씬 많다"며 "우리 면세점이 잘못되면 중소기업도 어려워진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측은 "해당 면세점의 중소기업 브랜드가 유독 많은 이유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롯데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으면, 입점된 중소기업 업체 역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과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인력 문제를 거론했다. 아직 전문 인력이 확보되지 않아 탈락한 면세점에서 인력을 데리고 와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롯데 면세점 측은 "전문 인력의 이동은 개인 자유 의사이며, 사업장의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력의 이동도 크지 않은 것"아니냐고 반문했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오픈하는 것 보고 1년을 지켜본 뒤 장사가 잘 되고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 위해 신규 업체가 입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측은 "1년 동안 시간을 달라고 말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결국 특허를 따서, 특혜를 달라고 정부를 상대로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들이 지난해 면세 산업에 진입할 당시 시장의 자율 경쟁과 독과점 해소, 고용 확대 등을 주장하며 경쟁력 있는 면세 시장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며 "그러나 이와는 정 반대로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시장을 봉쇄하고, 신규 사업자를 규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주장은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신규 특허가 발급이 된다면, 국내 면세점과 관광업 전반적인 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 시내 강남과 강북 관광산업 균형 발전 차원에서는 강남권에 면세점 특허를 부여하는 것이 설득력을 가지고, 또한 면세업이 인접 국가에 맞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장논리에 입각한 자율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가 끝난 이후 신규면세점 5개사 사장단은 모두 "실망스럽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신규특허 발급요건 및 면세점 시장진입 완화 방안 △특허기간 연장 및 갱신허용 여부 △적정 특허수수료 수준 및 재원활용 방안 △독과점적 면세점 시장구조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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