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규 특허권을 획득한 면세점사업자들이 정부의 시내면세점 추가 검토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사업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하면 고사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권을 상실하고, 부활을 바라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와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면세점 업계는 그야말로 롯데와 반(反)롯데간의 진영을 형성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권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을 늘리면 오히려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 역시 신규 면세점 업계가 직면한 난관에 대해 토로했다. 황 사장은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 투자한 돈이 4000억원이고 고용된 인력은 2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신규 투자비는 1조700억원, 고용인력은 1만4200명”이라며 “신규 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데도 탈락 면세점의 손실만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현재 전문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태”라며 “전문 인력은 탈락한 면세점에서 와야 하는데 아직 오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성 사장은 “인력을 뽑아 2∼3개월 교육해야 하는 신규 업체들의 불투명성이 커졌다”며 “탈락한 업체들의 직원들이 직장을 잃었다고 하는데 면세점 업체 수와 면적이 둘 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오픈하는 것을 보고 1년을 지켜본 뒤 장사가 잘 되고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을 위해 신규 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면세점은 늘어난 상황”이라며 신규 면세점 업체들의 공통된 우려를 언급했다.
2015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 간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은 신라아이파크·갤러리아면세점63·SM면세점 등 3곳에 이른다. 5월 오픈할 두산과 신세계의 면세점까지 합하면 최근 6개월 사이 5개의 면세점이 문을 여는 상황이다. 면세 시장의 매출 기세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늘어난다면 출혈 경쟁 등으로 공멸할 수 있다는 게 신규 면세점 사장단 측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16일 공청회를 통해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보다 최대 20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요건 완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