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S7엣지를 만나기 위해 3번의 발걸음을 했다. 바르셀로나 ‘MWC 2016’에서 만난 첫인상은 ‘전작과 비슷하네’정도였고, 2번째로 접했을 땐 ‘방수기능’에 꽂혔다. 3번째 쥐어봤을 때에야 비로소 갤럭시 시리즈의 완성형이란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11일 출시된 갤럭시S7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자신하는 만큼, 최강의 스펙을 갖춘 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품이다. 확실히 스펙 측면에서는 강해졌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발판 삼아 기본 기능의 수준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평소 무게감 있는 스마트폰을 선호해 보급형 스마트폰이 다소 장난감같이 느껴졌던 입장에서는 ‘가벼운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외관은 전작인 갤럭시S6 시리즈와 다르지 않았지만 세심하게 살펴보면 전작보다 직선을 강조했으며 갤럭시노트5처럼 양쪽이 휘어 그립감을 높인 게 인상적이었다. 카메라가 툭 튀어나와 일명 ‘카툭튀’라고 불린 후방 카메라의 돌출이 개선된 점도 눈에 띈다. 메탈·글래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 점은 1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갤럭시S7엣지는 전ㆍ후면 모두 커브드 글래스를 적용해 곡선미가 더욱 강조됐다. 5.5인치의 대 화면에도 베젤은 더욱 얇아지고 디자인도 콤팩트해졌다. 둘 중에 어떤 제품이 더 끌리냐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갤럭시S7엣지 골드 컬러를 추천한다.
카메라의 경우 전면 500만ㆍ후면 1200만 화소다. 전작에 비해 화소가 떨어졌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듀얼픽셀 이미지센서를 세계 최초로 적용하고, 조리개 값을 세계 최저 수준인 f/1.7까지 낮췄다. 쉽게 말해 카페나 박물관 등 내부에서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갤럭시S5에 적용된 바 있던 방수·방진 최고 규격인 IP68 등급을 적용해 먼지와 물의 유입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보호가 가능해졌다. 기존에 출시된 방수 제품의 경우 이어폰 잭을 따로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스마트폰 전체 구조에 방수기능을 탑재해 커버가 없이도 방수가 가능하다. 다만 수중에서 터치가 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차세대 표준 그래픽 API 불칸을 지원해 고사양 게임도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론처와 게임 툴즈를 탑재해 모바일 게임 경험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입장에서 처음엔 게임 앱이 선탑재 된 점에 마이너스를 줬지만, 직접 게임을 실행해보면 기존 폰에서 구동할 때와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어360’과의 연계되는 점도 주목된다. 안드로이드 끝판왕 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향후 어떤 ‘취향저격’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