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 Kuwait National Petroleum Company)가 발주한 총 29억3000만 달러(원화 약 3조6000억원) 규모의 ‘알주르(Al-Zour) LNG 수입 터미널(Import Terminal) 공사’를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간사를 맡은 이 공사의 지분은 현대건설 15억2000만 달러(원화 약 1조85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3억 9000만 달러(원화 약 1조7000억원), 한국가스공사 1200만 달러(원화 약 145억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공사’는 쿠웨이트의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서 남쪽으로 90km 떨어진 알주르(Al-Zour) 지역에 하루 30억㎥의 가스를 액화 처리하는 재가스화(Regasification) 시설과 22만5000입방미터㎥ 규모의 LNG 저장탱크 8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해안접안시설을 설치하는 토목공사도 함께 진행된다.
현대건설은 LNG 저장탱크와 해안접안시설 공사를 수행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재가스화 플랜트 건설을 담당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시운전과 발주처 운전 교육을 맡는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58개월로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이번 수주의 경우 LNG 인수기지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건설사업 관리ㆍ운영 기술을 보유한 한국가스공사와 민관 협력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수주에는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쿠웨이트 등 중동 순방 시 펼친 경제외교가 크게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대통령 순방 이후 정부 경제외교 지원을 통해 지난해 10월 현대건설을 비롯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총 46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NRP 정유공장’ 수주에 성공해 한국 건설업체의 위상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수주한 공사 역시 2014년부터 진행된 입찰이 저유가 여파로 상당 기간 지연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이후 입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이번 수주에 밑거름이 됐다.
또한 이번 수주에는 현대차그룹 건설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한 몫 했다.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쌓아온 풍부한 플랜트‧인프라 공사 수행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수한 화공플랜트 설계 역량이 더해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편 지난해 해외 건설시장은 장기화된 저유가 흐름으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형 공사 발주가 취소‧지연되는 등 위기가 심화된 한 해였다. 실제 지난해 중동 지역에서의 신규 수주는 2014년 313억 달러에서 165억 달러로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역시 1~2월 대형 건설업체들의 중동 지역 신규 수주가 없어 우려가 커지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공사’를 계기로 향후 중동 신규 수주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이번 쿠웨이트 공사 수주는 저유가 여파로 중동 지역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기술력을 접목해 양질의 공사를 따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으며 이번 공사를 계기로 중동 지역 및 이란 건설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1977년 슈와이바 항만 확장 1‧2단계 공사를 수주하며 쿠웨이트 시장에 진출한 이래 2012년 완공한 부비안 항만 조성 1단계 공사 등을 포함해 쿠웨이트에서만 총 60건, 67억 달러에 달하는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