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바라본 한진해운에 대한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해운업황의 부침이 계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가중되는 유동성 위험 요인이 쉽게 해소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로서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안이 수정될 필요성이 있는데다 이에 대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지원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점도 한진해운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한진해운의 무보증회사채 관련 신용등급을 BB+의 워치리스트(Watchlist), 즉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한진해운의 향후 실적과 해운업의 업황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교진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대형선위주의 선박인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동량 증가율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수급여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유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은 시황 개선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과중한 단기상환부담도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진해운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만 약 8000억원으로, 총 1조5000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한진해운이 현재의 신용등급으로 자본시장에서 회사채를 조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나 계열사, 채권단 등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금조달 통로가 제한적이다. 즉, 금융당국과 채권단 등의 금융지원 없이는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특히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신속인수제 중단 이후 정부 및 채권단의 해운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방향, 추가 자구안 성과의 불확실성 등으로 유동성 대응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은 추가적으로 발표한 자구안 내용과 시기, 채권단의 지원 여부에 따라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강 애널리스트는 “향후 업황 및 영업성과 추이, 추가 자구안 발표, 정부의 해운업 지원 및 구조조정 방향, 외부 지원 등을 포함한 유동성 대응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지난해말 한진해운의 무보증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BB+에 등급전망을 부정적(Negative)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차입금 상환 부담이 확대되고 있고, 자구계획 이행지속에 따른 자산매각으로 자체 재무적 융통성이 위축돼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최재호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계획에 대한 경과가 중요 모니터링 요소”라면서 “컨테이너선 시황 및 영업수익성 변화와 정부의 해운산업 지원정책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