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채권단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다음 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을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에 등록된 상표권, 400억원 규모의 런던 사옥 등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 사옥 매각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자산은 한진해운이 지난해 8월 대한항공으로부터 대여받은 2200억원에 대한 담보로 1년간 제공한 것으로 이 중 런던 사옥 등 자산 매각을 진행하려면 담보 해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이에 조 회장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상환 능력 부족 등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인 담보를 해지할지에 대해 고심 중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해운 보유 H-Line해운 주식 181만주(922여억원)와 선박 4척(411억원) 등 약 1330여억원에 대한 담보를 해지한 바 있다.
이 건에서도 조 회장은 좀 더 상황이 시급한 한진해운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이 올해 상반기에 당장 갚아야 하는 회사채 규모만 4800여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3월 1952억원, 4월 256억원, 6월 2380억원이며 하반기인 9월 1510억원을 더하면 모두 6000억원이 넘는다. 다행히 이 중 사모 사채 2932억원은 만기도래 회사채 금액 중 20%만 상환해도 되는 회사채신속인수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
반면, 자산 매각이 한진해운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급한 불은 끄면서도 대한항공에 해가 가지 않는 근본적 방안을 생각해내야 하는 조 회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