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가 16일 모처럼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 사상 최대인 5000억 엔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덕분이다.
이날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91% 폭등한 5100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루 상승률로는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전날 소프트뱅크는 기발행 주식의 14.2%에 해당하는 1억6700만 주를 16일부터 2017년 2월 15일까지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액이다. 해당 주식을 소각할 지 다시 매각할 지는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인수 후유증이 모회사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014년 초 찍은 9000엔을 정점으로 계속 곤두박질쳤다. 15일 기록한 종가(4400엔)는 스프린트 인수 전 이하의 가격이다.
SMBC닛코증권의 기쿠치 사토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의 주가가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대해 “시장에선 놀랐을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 의지의 표현이며, 이를 되팔아 자금 조달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시장에 좋은 인상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그룹의 아트루 고야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주가 하락을 감안하면 좋은 자사주 매입”이라며 “소프트뱅크의 시가 총액이 보유 주식의 가치를 밑돌고 있는 상태는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은 10일 실적 발표에서 스프린트의 현 상황에 대해 시장과 인식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프린트가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수익원이 될 것이며 갭이 있다는 것은 투자자에게도 기회”라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의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지난해 8월에도 1200억 엔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니케쉬 아로라 부사장은 약 600억 엔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