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심사 강화 어떻게 바뀌나 = 소비자들은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해 나가야 한다.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 번에 털어버리던 주택담보대출 관행이 바뀌는 것이다.
먼저 담보 위주의 소득심사가 상환능력 위주의 소득심사로 바뀐다. 예전에는 주택 가격에 따라 담보가치를 설정했지만, 앞으로는 소득 수준 등 원리금 상환 능력까지 심사하게 된다.
거치기간(이자만 갚는 기간)을 1년 이내로 설정할 수는 있으나 비거치식·분할상환이 원칙이다.
주택 대출때 소득 심사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연간 소비액등으로 추정했지만, 앞으로는 원천징수영수증 등 객관적 소득 자료를 증빙해야 한다.
향후 금리 인상을 미리 대비해 대출 규모도 조정된다. 상승가능금리는 앞으로 금리 변동에 따라 원리금 상환 부담을 미리 계산하는 것이다. 만약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실질적인 대출액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이는 은행에선 참고용으로만 쓰인다.
특히 최근 대체로 고정금리를 권장하고 있어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이날부터 수도권 은행이 신규로 취급하는 가계 주택담보대출이 대상이다. 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주택대출 심사 강화 가이드라인 대상자는 △주택구입 자금용 대출 △고부담 대출 △주택담보대출 담보물건이 해당 건 포함 3건 이상인 경우 △소득산정 시 신고소득을 적용한 대출 등이 적용 대상자다.
고부담 대출의 기준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이다. LTV 또는 DTI가 60%를 초과하는 경우 고부담 대출에 해당된다. LTV가 60%를 초과해도 DTI가 30% 이하면 예외로 한다.
◇깐깐해진 주택대출 심사에 대출 증가 둔화 = 소득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955억원(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말(349조493억원)보다 446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해 한해 동안 평균적으로 매월 2조7000억원 안팎(유동화 금액 제외)이 증가한 것에 견줘 6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1월 마지막 영업일(29일)과 일부 은행의 주택금융공사 유동화금액을 배제한 수치임을 감안해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1월 6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798억원이다.
1월 비수기 영향도 있지만 2월 1일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대출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심심사 가이드라인의 시행시기가 애초에는 올 2월이 아니라 1월로 알려졌던 만큼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서두르면서 연초 거래가 줄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다소 과열됐던 부동산 경기가 최근 들어 위축되는 분위기는 올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유리한 점은 ‘안심주머니’을 통해 쉽게 확인 = 새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경우, 자신이 어떤 상환 방식이나 금리 유형을 택할 수 있는지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금융 정보 앱인 안심주머니에 셀프 상담 코너를 개설해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대출 방식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매월 상환해야하는 금액을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대출이자계산기를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