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업종인 탓에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유난히 브랜드 광고 모델이 자주 바뀐다. 쉽게 싫증을 내는 현대인들의 속성을 파고 들기 위해 매번 새로운 모델로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나서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속에서 유독 한 모델만 고집하면서 오히려 브랜드의 각인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국내 대표 올몰트맥주 브랜드인 맥스(Max)는 모델 하정우와 재계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하정우는 국내 맥주업계 사상 6년째 활동하는 최장수모델로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하정우는 지난 2011년 말부터 맥스 광고로 인연을 맺은 뒤 재계약에 거듭 사인하며 모델로 활동해왔으며, 이는 모델 교체가 빈번한 주류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이강우 상무는 "지난 5년 동안 맥스와 하정우는 브랜드와 모델의 관계를 뛰어 넘어 이제는 '가족'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며 "국내 대표 올몰트맥주 브랜드로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모델 하정우가 맥스만의 뛰어난 풍미에 깊은 신뢰감을 불어넣어줘 재계약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웃도어 브랜드 이젠벅도 서인국과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서인국은 2013년 브랜드 론칭 때부터 4년째 이젠벅의 모델로 활동하게 됐다. 서인국은 그동안 이젠벅 모델로 활동하며 도시적이면서 건강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밝고 활동적인 매력을 발산해 이젠벅의 이미지 증진에 기여했다.
이젠벅 마케팅본부 정동혁 상무는 "한 모델이 4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모델을 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며 "그 동안 서인국씨가 브랜드 모델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왔고, 특유의 밝고 활동적이며 건강한 이미지가 브랜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모델은 바뀌지만, 한결 같은 문장으로 소비자 뇌리를 공략하는 브랜드들도 많다. 네스프레소, SK2 등이 대표적이다. 이 브랜드들은 “놓치지 않을 거에요”, ‘What Else(왓엘스)? 등 장기간 광고 속에서 꾸준히 전달한 한 마디가 이제 단순 카피를 넘어 하나의 캠페인으로 번지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항상 뉴페이스(새얼굴)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쇄신 효과를 거뒀지만 최근에는 이미지만큼 소비자와의 신뢰도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 브랜드들이 장수 모델 마케팅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