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서민금융기관인 신협중앙회가 중국증시 폭락으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협중앙회는 국내 약 9000억원, 해외 400억원 규모의 ELS에 투자했다.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변동성이 큰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신협은 총 자산규모가 67조원(2015년 12월말 기준)인데, 이 중 약 20조원을 주식과 채권, ELS 등 유가증권에 투자한다. 자산운용금액의 약 5%를 ELS에 투자한 셈이다.
신협중앙회는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운용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고 주식과 채권에 편중된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ELS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협중앙회가 최근 지수 급락 중인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신협중앙회 투자전략팀 관계자는 “국내 투자 9000억원가량을 코스피200지수, H지수, 유로스톡스50지수 3개 지수 중 2개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투자했다”며 “이 중 특히 코스피200지수와 H지수 조합이 더 많다”고 말했다.
지수형 ELS는 4개 지수(S&P500지수·홍콩HSCEI지수·유로스톡스50지수·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다. 보통 ELS상품은 4개 지수 가운데 2개 이상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신협중앙회는 ‘코스피200지수·H지수’, ‘코스피200지수·유로스톡스50지수’ 조합의 ELS 상품에 투자했다.
신협중앙회는 “해외부문 투자규모가 400억원으로 작기 때문에 H지수 급락 등으로 손실 본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도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상품에 이뤄지는 만큼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1년여 만에 H지수는 23%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신협은 서민층을 위한 비영리금융기관이다. 지난 1960년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부산에서 설립한 성가신협이 모태가 됐다.
한편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10월 ELS투자와는 별개로 자산운용상 리스크 관리 문제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제재 관련 공시에서 “자산운용에 따라 추가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경영상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통합 리스크량이 자기자본 규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협중앙회는 이투데이 보도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ELS 총 투자규모는 6350억원이며 이중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는 3650억원을 투자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H지수 하락으로 인한 손실과 관련해서는 "338억원의 평가손실액이 발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