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에 발목 잡힌 소프트뱅크...손정의 행운 다했나

입력 2016-01-19 16:13 수정 2016-01-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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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동통신업체 소프트뱅크가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를 인수한 후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스프린트를 인수한 후 회사 실적과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쳐 시장에서 스프린트 매각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승부사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의 수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그의 행운이 다한 것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부상했다.

19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5포인트(1.27%) 떨어진 5046엔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때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7엔(2.9%) 하락한 4964엔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5000엔선 이하로 떨어진 건 스프린트 인수 완료 직전인 2013년 6월 14일 이후 약 2년 7개월 만이다. 지난 주말 미국 시장에서 스프린트 주가가 10% 폭락한 게 소프트뱅크에도 부담이 됐다. SMBC 닛코증권의 기쿠치 사토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프린트의 통신 환경과 수익 개선 전망이 어려워 소프트뱅크 주가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는 애초에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동종 업체인 스프린트를 인수했다. 그러나 스프린트의 부진으로 모회사인 소프트뱅크 주가가 계속 곤두박질치자 손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회의론이 증폭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하기로 했단 소식이 들려온 건 2012년 10월. 그때까지 3000엔대에 머물던 소프트뱅크 주식은 2013년 초부터 크게 상승해 같은 해 12월 27일에는 9320엔까지 폭등했다. 그러나 미국 내 사업 확대 차원에서 시도했던 미국 이통사 T 모바일 US 인수가 무산되자 2014년과 2015년 회사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BGC 파트너스의 일본 주식 영업 담당 매니저 아미르 안바자데 씨는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성공에 자신감이 과했다”며 “눈길을 끌었던 대형 인수 시 나타났던 손 회장의 행운도 스프린트에서는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은 스프린트 때문에 소프트뱅크의 입장이 난처해지자 스프린트에 대한 손 회장의 입장도 수시로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기자 회견에서 그는 인력 감축 등으로 2016년 이후 고정 비용을 20억 달러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네트워크 개선에 대해서도 “빛이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랬던 그가 같은 해 8월 기자 회견에서는 “한때 매각도 포함해 생각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놔 2012년 인수 발표 후 기자 회견에서 “성공시킬 자신이 있다. 절호의 기회”라고 자신감을 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에이스 경제 연구소 야스다 히데키 애널리스트는 “스프린트 인수 시 손 회장이 급격한 개선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해 투자자를 실망시켰다”고 꼬집었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를 살리기 위해 지난 2014년 8월 미국 휴대전화 회사 브라이트 스타를 세운 마르셀로 클라우레를 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임명했다. 클라우레 CEO는 네트워크 개선과 반값 요금제, 태블릿 프로모션 등으로 가입자를 늘리려 했으나 만만치 않은 판촉 비용이 걸림돌이 됐다.

SBI 자산 운용은 “손 회장이 T 모바일 US를 인수하지 못한 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손 회장은 단기적으로 V자 회복을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투자자들은 그렇게 긴 기간을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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