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바이오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이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삼성이 의약품 부분에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인 베네팔리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 약은 글로벌 제약사 암젠의 바이오 의약품인 엔브렐과 효능이 동일한 약품으로 류머티즘 관절염ㆍ건선성 관절염ㆍ축성 척추관절염ㆍ건선 등에 처방할 수 있다.
특히 베네팔리는 엔브렐의 첫 번째 복제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의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개발해 성공한 것이다. 앞서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 브렌시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이번 허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지역 31개 국가에서 베네팔리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의약품 시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베네팔리로 높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베네팔리의 오리지널 제품인 엔브렐은 2014년 전 세계에서 89억 달러(약 10조8135억원)어치가 팔렸고, 유럽에서만 25억 달러 이상이 판매됐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제품으로 꼽힌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베네팔리로 많은 유럽 국가의 의료 재정이 좋아질 것”이라며 “2016년을 베네팔리의 유럽 허가로 시작한 만큼 올해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바이오제약 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팔리의 유럽 판매·마케팅은 바이오젠이 맡는다. 국내에서는(상품명 브렌시스) 한국MSD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번 허가 품목을 포함해 레미케이드ㆍ휴미라ㆍ허셉틴ㆍ란투스ㆍ아바스틴 등 6개 제품을 연구ㆍ개발(R&D) 과제로 삼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신화’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된 삼성은 최근 바이오 신화를 만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이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것은 3~4년에 불과하지만, 대규모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2010년 신수종 5대 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의약을 선정한 후, 2011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12년에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제조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