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월 16일 殷鑑不遠(은감불원) 다른 이의 실패를 거울로 삼아라

입력 2016-01-16 07:1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작년 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히딩크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4년엔 리그 우승을 한 팀이 하위권을 맴돌자 히딩크가 두 번째로 투입됐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이런 말부터 했다. “거울을 들여다봐라. 잠깐이 아닌 오랫동안.” 2002년 월드컵 때 우리에게 진 이탈리아 감독이 "편파판정으로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하자 히딩크는 ”남에게 뭐라고 하기 전에 자기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라.“고 일침을 놓았다.

거울을 보면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다. 은감불원(殷鑑不遠)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은(殷)나라 왕이 거울삼을 만한 것은 먼 데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은의 원래 국호는 상(商)이었다. 그래서 상감불원(商鑑不遠)이라는 말도 쓴다.

약 600년을 내려온 상나라는 28대 주(紂)왕 때 망한다. 주가 달기(妲己)라는 여자에 빠져 주지육림(酒池肉林)과 포락지형(炮烙之刑)을 즐길 때 서백(西伯) 주왕(周王) 창(昌:후에 주 문왕이 됨)이 이렇게 간했다. 시경 대아(大雅) 탕지십( 蕩之什)편의 마지막 제 8장에 나온다. “문왕이 말하기를 아 슬프다 너희 은상(殷商)아, 사람이 또한 말하되 넘어지는 일이 일어나면 가지와 잎은 해가 없어도 뿌리는 실상 먼저 끊긴다 하는도다. 은나라의 거울이 멀리 있지 아니하여 하후(夏后)의 시대에 있느니라.”[文王曰咨 咨女殷商 人亦有言 顚沛之揭 枝葉未有害 本實先撥 殷鑑不遠 在夏后之世] 하후(夏后)는 하(夏)나라 망국의 폭군 걸왕(桀王)을 가리킨다. 결국 은나라는 문왕의 아들 무왕에 의해 멸망한다.

고려 때 이규보는 연복정(延福亭)이라는 글에서 은감을 원용했다. “연복정이 겪은 정중부의 난 등 거울삼아야 할 게 아주 분명하니 이 유적 터를 쓸어 없애지 말아야 하리.”[箇中殷鑑分明甚 莫遺遺基掃地無]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어둠의 코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매직넘버는? [해시태그]
  • 경영권 분쟁에 신난 투자자들…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까
  • Z세대의 말하기 문화, 사회적 유산일까 문제일까②[Z탐사대]
  • 와신상담 노리는 삼성…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생산 누구에게?
  • 고려아연-영풍, 치닫는 갈등…이번엔 '이사회 기능' 놓고 여론전
  • “비싼 곳만 더 비싸졌다”…서울 아파트값, 도봉 7만 원 오를 때 서초 1.6억 급등
  • ‘당국 약발 먹혔나’ 9월 가계 빚 '주춤'… 10월 금리인하 가능성↑
  • 오늘의 상승종목

  • 09.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4,205,000
    • -0.33%
    • 이더리움
    • 3,452,000
    • +0.73%
    • 비트코인 캐시
    • 453,900
    • -0.9%
    • 리플
    • 792
    • -1.74%
    • 솔라나
    • 193,700
    • -2.02%
    • 에이다
    • 468
    • -2.09%
    • 이오스
    • 686
    • -2%
    • 트론
    • 203
    • -0.49%
    • 스텔라루멘
    • 128
    • -3.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4,500
    • -2.57%
    • 체인링크
    • 14,850
    • -2.17%
    • 샌드박스
    • 369
    • -4.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