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을 전공한 펀드매니저들이 금융투자업계 곳곳에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맏형급 자산운용사인 한국투신운용은 최근 정기 인사에서 이영석 연금자산운용팀장을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본부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서 동원증권이 1996년 동원투신운용을 인수 하면서 창립 멤버로 합류해 현재 가치주 대가로 정평 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과 김성진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 부문 대표와 한솥밥을 먹으며 펀드매니저로서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다.
이 본부장을 비롯해 현재 법학도 출신으로 운용사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인물로는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와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손꼽힌다.
신영자산운용 설립 오픈 멤버인 이 대표는 가치투자 1세대 펀드매니저로써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펀드시장에서 전설로 회자하는 바이코리아펀드의 대표운용역 출신인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도 애초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펀드매니저 1세대인 김자혁 전 동양투신운용 대표도 서울대 법대출신 운용사 CEO로 분류 된다.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을 지낸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도 고려대학교 법대 출신이다.
한편 최근 금융투자업계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른 국민연금 CIO(운용총괄) 공모 서류 면접 통과자에도 법대 출신 인사가 나란히 올려 새삼 주목을 받았다.
공무원연금 CIO와 코람코운용 초대 대표를 지낸 김영덕 성장사다리펀드위원장과 정재호 유진투자증권 PE부문 대표가 그 주인공. 이들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다. 이 가운데 정 대표는 면접 심사까지 통과한 최종 숏리스트에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법학도 출신 펀드매니저들이 자본시장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과 관련 균형감각이 크게 성패를 좌우했다고 평가한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펀드와 언뜻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법학도 출신들이 저력을 보이는 것은 견제와 균형 감각이 탁월하기 때문”이라며 “법을 공부한 사람들은 타 전공자들 대비 한쪽 방향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지키는 습성이 몸에 배었고, 결국 이 같은 균형감각이 종목과 시장을 보는 그들만의 투자철학을 공고히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