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바일 게임산업이 대전환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게임시장을 이끌어온 게임업체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반면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으로 중국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지난달 게임업계 판도를 뒤흔드는 뉴스가 있었다.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제작사로 유명한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액티비전)가 ‘캔디 크러쉬 사가’ 게임으로 유명한 영국 모바일 게임업체 킹디지털을 59억 달러(약 6조6817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었다. 게임 콘솔용 게임과 PC 게임으로 성장해온 액티비전이 모바일 게임 회사인 킹디지털을 인수하면서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것이다.
그간 북유럽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한때 휴대전화 대국이었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북유럽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게임 업계로 흘러들어 가면서 이 지역 게임산업이 발전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북유럽 업계의 강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만큼 업계 경쟁 또한 치열해진 탓이다. 스웨덴과 영국에 본사를 둔 킹디지털은 지난해 캔디크러시 게임 열풍에 힘입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그러나 캔디 크러쉬 출시 이후 ‘블록버스터급’ 모바일 게임을 내놓지 못하면서 성장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 때문에 회사 주가는 지난해 상장 직후부터 매각 발표 전까지 20% 가까이 떨어졌다. 결국 킹디지털은 액티비전에 인수되면서 증시데뷔 2년 만에 상장 폐지를 앞두고 있다. 킹디지털 뿐 아니라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핀란드의 로비오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회사는 지난 10월 말 200여 명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반면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게임시장 조사업체 미국 니코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55억 달러로 전년대비 70% 성장해 미국(45억 달러)을 가볍게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국 내 게임시장 성장에 힘입어 텐센트 등 중국 게임업체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중국 업체는 게임 개발보다는 글로벌 유명 기업의 라이선스 도입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콘솔·PC 게임 업체와 모바일 게임 업체의 통합 바람도 거세다. 콘솔 비디오게임 분야의 강자였던 액티비전은 이번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콘솔 X박스 제작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9월 ‘마인크래프트’로 유명한 스웨덴 모장을 25억 달러에 인수했다. 닌텐도도 모바일 게임업체인 디엔에이(DeNA)와 제휴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등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