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제프 윌리엄스 신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팀 쿡의 뒤를 이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쿡이 지난 2011년 CEO에 오르면서 4년간 공석이던 COO 자리에 제프 윌리엄스 운영 담당 수석부사장을 임명하는 등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쇄신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필 실러 월드와이드 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이 앱 스토어 부문도 책임지게 돼 마케팅은 물론 애플 기기에 들어가는 앱 관리도 맡게 됐다. 하드웨어 기술 담당 부사장인 조니 스루지가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회사는 광고업체 그레이그룹의 최고창작책임자(CCO) 겸 사장인 토르 마이런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은퇴하는 아사이 히로키 후임으로 광고를 맡게 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앞으로 팀 쿡의 오른팔 역할을 하게 될 제프 윌리엄스 신임 COO다. 그는 ‘팀 쿡의 팀 쿡’‘팀 쿡의 클론’으로 불리는 등 쿡 CEO와 거의 같은 길을 밟아왔다. 두 사람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며 듀크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하고 나서 IBM에서 경력을 쌓았다가 애플에 합류했다. 애플에서 운영과 제조업 부문에서 주로 활약한 것도 같다. 또 두 사람 모두 날카로운 기억력과 디테일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다만 윌리엄스는 지난 3월 신제품 공개행사 당시 연설자로 나선 것이 첫 등장일 정도로 대중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이 팀 쿡과의 차이점이라고 야후파이낸스는 덧붙였다.
그는 쿡 CEO와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 조너선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에 이어 애플의 네 번째 최고책임자가 됐다. 윌리엄스의 부상에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설립자의 총애를 받으며 차기 CEO로 유력했던 아이브의 입지도 다소 애매해질 전망이다.
윌리엄스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IBM에서 13년간 근무한 이후 1998년 전 세계 조달 담당 대표로 애플에 합류했고 2004년 운영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에는 애플 전체 공급망과 지원 조직 관리로 역할이 확대됐다. 그는 애플워치 개발을 주도했으며 애플 기기를 의학연구용 기기로 활용하게 하는 ‘리서치킷’ 프로젝트도 이끌고 있다.
쿡 CEO는 이날 성명에서 “지금까지 함께 일한 운영 담당 간부 중에 틀림없는 최고의 인재”라고 윌리엄스를 극찬했다. 대니얼 아이브스 FBR캐피털마켓 선임 애널리스트도 “애플의 중대한 전환기에 윌리엄스는 쿡의 오른팔이 될 것”이라며 “회사는 지금까지 공백이던 COO에 적합한 인재를 채울 필요가 있었다. 윌리엄스는 회사 내부와 IT 커뮤니티 내에서 많은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애플 주가는 정체된 상태이고 회사의 가장 큰 성장동력인 아이폰에 대해서 내년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쿡은 자신의 부담을 덜어줄 인재로 윌리엄스를 지목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