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가 또 막말 파문에 휩싸였다. 트럼프는 "무슬림 신도 미국 입국금지" 발언을 내놔 논란이 커졌지만 여전히 게의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트럼프의 무슬림 미국 입국금지 발언이 나온 이후 이에 대한 공식입장이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며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정부 각료들도 일제히 "건설적이지 않다"(존 케리 국무장관), "무슬림 사회와의 연대를 저해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반한다"(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며 트럼프를 성토했다.
멕시코계 이민자 성폭행범 비유 등 트럼프의 각종 논란성 막말에도,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공화당 지도부도 트럼프의 막말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이날 비공개 의원모임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와 미국 태생 또는 귀화 여부에 관계 없이 시민권의 적법한 절차를 보장하는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당으로서도 그렇고 국가로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처럼 라이언 의장이 직접 나선 것은 트럼프의 발언이 당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면서 자칫 대선 본선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졸리(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아예 "트럼프가 이제는 경선을 그만둘 때"라며 그의 경선 포기를 압박했다.
트럼프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테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때까지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