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주식시장 명암 엇갈려…"자원 수출국 증시 가장 부진"

입력 2015-12-07 10:11 수정 2015-12-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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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각국의 증시는 저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의 경제 부진으로 인한 원자재 수요 감소와 중국 증시 폭락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에 올 들어 석유와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산유국가의 증시도 유가 하락세 여파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4일 기준으로 세계 60대 주요 국가대표 지수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인 증시는 마이너스(-) 31.24%를 기록한 페루 리마 지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아르헨티나 증시는 52.36% 상승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페루 증시 폭락의 배후는 구리였지만, 구리 가격 폭락의 배후는 중국이었다. 구리 수출국인 페루 증시는 5월까지만 해도 그렇게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5월 이후 구리 가격이 하락하는 동시 페루 증시 역시 동반 추락했다. 구리 가격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과잉 전망, 6월 중국증시의 폭락 등과 맞물려 끝없이 추락했다. 페루 수출의 60%는 원자재로 그중에서도 구리 비중이 크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구리를 비롯한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페루 증시는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페루와 같은 남미에 속해 있는 아르헨티나는 오히려 주가가 급등했다. 이 나라 증시는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저가 매력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후 친기업 성향의 보수 중도우파 야당 후보였던 마우리시오 마크리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등장하면서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다. 결국, 자유시장주의와 개방 경제 등의 공약을 내건 마크리가 12년 만에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교체를 이뤄내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을 소용돌이로 몰고 갔던 지난여름의 공포는 중국에서 시작됐다. 중국증시는 6월 12일까지 거침없이 올라갔다. 작년 11월 상하이와 홍콩 증시 연계 시스템인 ‘후강퉁’ 시행으로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주가에 기대심리가 반영됐다. 그러나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신용거래가 크게 늘어났고 이는 당국의 우려를 낳았다. 결국, 6월 당국의 증시 단속과 함께 주가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추락했다. 주가는 몇 주 만에 30% 이상 폭락했고, 이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당국이 개입해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시장의 불신은 오히려 커졌다. 여기에 8월 11일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소식은 오히려 증시에 악재가 됐다. 추가 절하 우려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12일 5178에서 8월26일 2850까지 급락했다. 두 달여 만에 45%가량 폭락한 것이다. 지수는 현재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3500선을 회복했다.

올해 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산유국들의 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공급과잉과 함께 중국 경기둔화로 수요 감소 우려가 겹치면서 유가에 대한 하방압력이 커졌다. 이 여파로 쿠웨이트 증시는 11.43%, 오만증시는 12.52%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증시도 13~15%가량 하락, 산유국 증시가 연간 주가상승률 하위권을 차지했다. 러시아 증시만이 2.66% 올랐다.

원유 관련 수입이 재정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를 밑돌면서 재정이 크게 악화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보고서에서 저유가 상황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사우디 정부의 재정이 5년 안에 바닥날 것이라면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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