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는 단순 도급형 사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건설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건설업계의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강 장관은 “건설업계는 대내적으로 SOC 확충과 도시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국내시장의 양적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대외적으로도 저유가로 인해 주력 시장인 중동 건설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장관은 특히 “현재 건설업계의 위기가 싸이클링의 문제라기보다 경제와 산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991년 GDP의 23%에 달하던 건설투자는 현재 1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해외건설 부문에서는 매출기준 세계 5위, 누적수주액 7000억달러 달성 등 양적인 부분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왔지만 수익성 등 부가가치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강 장관은 △건설업계의 입찰제도 변별력 제고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 유연화 △불공정관행 개선 △고부가가치 사업역량 확대 등 건설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강 장관은 “입찰제도와 보증제도의 변별력을 높여 시장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우수기업에는 기회를, 부실기업은 퇴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로는 혁신이나 돌파, 기술개발도 어렵고 경쟁력있는 생태계 구축은 더욱 어려운 만큼 업역 체계를 유연화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고질적인 원ㆍ하도급간 불공정 뿐만 아니라 발주기관 보증기관의 불공정관행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건설업계가 단순 도급형 사업을 수행해왔다면 앞으로는 파이낸싱을 통한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방식을 전환하고 고부가가치 영역인 사업발굴·기획, 개념설계, 프로젝트 관리 등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현재 건설업계는 정부의 SOC 예산 축소, 해외건설 수주 감소, 우리 경제의 저성장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예측가능한 경영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향후 10~20년을 내다보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 장관을 비롯해 김경욱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등 국토부 관계자 7명과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 신홍균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박영식 대우건설 대표, GS건설 임병용 대표이사, 두산건설 이병화 대표이사, 보강기술 김영윤 대표이사 등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강 장관은 앞서 지난달 25일 주택업체 대표들과 만나 주택시장 현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