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ㆍ현대상선 등이 속한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에 대한 회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몸집만 커진 상황에서 독과점 체제만 유지된 채 기존 결성 목적과 반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는 25일(현지시간) 해운동맹에 참여하고 있는 컨테이너 선사들이 ‘해운동맹의 비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운임동맹, 해운연합, 또는 정기선동맹이라고도 불리는 해운동맹은 동일 항로에 배선하고 있는 둘 이상의 정기선 선주가 경쟁을 피하고 운임, 기타 운송조건 협정 등을 통해 상호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결성된 그룹이다.
전 세계 해운업계는 현재 4개의 거대 해운동맹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존에는 한진해운ㆍ현대상선이 각각 속한 ‘CKYHE’ㆍ‘G6’이 대표적인 해운동맹이었다면 올해 들어 세계 1,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합작해 ‘2M’을 결성하고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이 차이나쉬핑, UASC와 함께 ‘오션 쓰리(O3)’를 결성하면서 4개의 거대 해운동맹 체제로 재편됐다.
20개에 육박하는 글로벌 선사들로 구성된 4개의 해운동맹은 사실상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며 독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선사들의 몸집만 커지며 균형 잡힌 시장 흐름이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해운동맹 구도에도 균열 조짐이 보인다.
특히 △선사 간 소통 저하 △선박 스케줄 조정 문제 △운송 서비스 신뢰도 하락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비효율적인 해운동맹 체제의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각각 다른 동맹에 속해 있는 선사들이 합병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해운동맹의 균열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물동량 기준 세계 5위권 해운사 중국 원양운송그룹(COSCO)과 7위권 해운사 중국해운그룹(CSCL) 간 추진되고 있는 M&A다. COSCO와 CSCL는 각각 CKYHE, O3에 속해 있는 선사로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지면 글로벌 4위권 선사로 재탄생할 수 있어 해운 동맹 재편도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동맹 체제에 대해 끊임없는 문제들이 제기돼다 보니 컨테이너 선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동맹보다는 M&A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해운시장은 상위 20개사가 전체 시장의 90%를, 하위 80개사가 나머지 10%를 점유하는 독과점 체제로 이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