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업계도 복고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냉장고부터 TV까지 최신 사양은 그대로 담으면서 복고풍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까지 더해 옛 감성을 그리워하는 기성 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소비자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향수 자극 = 모던한 디자인의 상징이었던 TV에 7080 감성을 담은 제품이 돋보인다. LG전자의 ‘42형 클래식 TV’의 경우 70~80년대 브라운관 TV 디자인을 클래식한 느낌으로 재해석했다. 화이트 톤의 컬러에다 은은한 나뭇결 패턴이 돋보이는 우드 프레임으로 고전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간결한 디자인의 프레임으로 자연스러운 인테리어를 연출한다. 특히 70~80년대 브라운관 TV를 떠오르게 하는 로터리 다이얼로 클래식한 느낌까지 더했다.
클래식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스포츠 모드는 스포츠 경기 시청에 최적화된 기능으로, 푸른 잔디와 유니폼 색상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하고 힐링 모드에는 숙면유도, 집중력향상, 스트레스 해소, 기분전환 등 바쁜 현대인들의 심신을 달래주는 사운드 테라피 기능을 담는 등 실용성도 더했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 변화가 거의 없고 자연스러운 색상을 구현하는 IPS 패널과 함께 풀 HD해상도로 밝고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등 TV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했다.
LG전자의 ‘클래식 오디오CM3530’은 턴테이블을 연상시키는 투명 CD플레이어 도어와 은은한 조명 효과를 내는 LED 디스플레이로 클래식 디자인을 구현했다. 디자인은 클래식이지만, 사용 편의성은 높여 블루투스 지원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무선으로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또 안드로이드폰 도킹이 가능해 스마트폰을 꽂으면 충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USB단자 등을 통해 다양한 외부 디지털 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냉장고도 레트로 열풍 =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의 ‘더 클래식’ 냉장고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월평균 15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라운드형 도어와 프레임을 통해 부드러움을 표현하는 동시에 ‘The Classic’ 메탈 엠블럼을 상단에 부착해 레트로 디자인을 완성했다. 냉장고 상단에 액자, 꽃병 등 각종 장식물을 올려놓을 수 있는 탑 테이블 방식을 채용해 주방뿐만 아니라 거실, 방 등에서도 인테리어 소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탈리아 인테리어 가전 ‘스메그(SMEG)’는 색상으로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강남 냉장고’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강남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부드러운 바디라인과 둥근 모서리곡선, 선명한 파스텔톤의 컬러감까지, 브랜드 상징인 레트로 디자인이 큰 호응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구매력을 갖춘 중년 주부로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복고풍 가전 차제가 인테리어 소품 = 레프로풍 소형가전도 인기다. 복고풍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인 드롱기의 ‘아이코나 빈티지 토스트’는 신혼부부에게 각광받고 있다. 1~7단계 굽기 조절이 가능하며 엑스트라 리프트 포지션(추가올림) 기능으로 작은 빵도 쉽고 안전하게 조리할 수 있다. 분리식 부스러기 받침대로 세척이 편리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유의 빈티지한 디자인이 인테리어와 편리성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20~30대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더 클래식(THE CLASSIC) 크림 화이트 색상에 부드러움을 강조한 모서리 등으로 친숙한 레트로 감성을 담았다. 은색 도어손잡이와 조그 다이얼, 라운드형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심플한 다자인을 구현했다. 사용자가 제품 사용 후 10분간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으면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스스로 전원을 내려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제로온’기능을 적용해 실용성도 담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복고열풍이 일고 있는 문화가 가전으로 들어와 젊은 층 뿐 아니라 중장년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최신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면서 친숙하다는 이미지로 눈길을 사로잡아 기업들의 복고 마케팅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