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으며 급성장해 온 아웃도어 시장이 심상치 않다. 휠라코리아와 금강제화에 이어 신세계인터내셔널까지 아웃도어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시장의 포화상태가 지속되면서 생존경쟁이 치열해지자 한계에 부딪힌 업체들의 퇴출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널(SI)은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의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살로몬과의 판권 계약은 2018년까지로 아직 3년이 남았지만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프랑스 본사에 전달했다.
살로몬은 산악용 등산화와 의류로 유명한 브랜드로 레드페이스가 갖고 있던 국내 판권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3년 인수했다. 당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상품력을 강화하고 유통망을 넓혀 2020년까지 살로몬을 국내 10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아웃도어가 정체기를 맞으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살로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SI 관계자는 “살로몬 브랜드 운영을 중단하는 안을 프랑스 본사와 협의 중이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살로몬을 비롯해 올해만 벌써 3개의 브랜드가 사업을 접었다. 지난 9월 휠라코리아가 5년만에 휠라아웃도어 철수를 결정했고, 금강제화는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헨리한센과의 판권 계약연장을 포기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풀꺾인 아웃도어 성장성에 기인한다. 한국아웃도어산업협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2005년 1조원대에서 2012년까지 해마다 25%에서 최고 36%의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7조원대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2013년 매출 성장률이 11.3%로 줄어들고, 작년 매출 성장은 9.4%에 그치면서 대폭 둔화했다. 올해는 성장률이 대폭 낮아지거나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잇달아 사업을 접거나, 수입 중단하는 등의 하위 브랜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 브랜드들의 고민도 깊다. 한때 업계 3~4위를 다투던 ‘밀레’는 안전화 시장에 진출했고, 영원아웃도어(노스페이스)나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실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라인을 대폭 확대했다. 아웃도어 성장성에 위기감을 느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의류업계의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상위 몇 개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대했던 것 만큼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해 아웃도어 업계 전반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