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샤오미 기사를 워낙 자주 써서, 샤오미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샤오미는 여전히 내 월급에 1만원도 보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기사를 시작하련다.
이 압도적인 존재감의 좁쌀 기업은 쉬지 않고 신제품을 뽑아내는데다가 그 판매량도 실로 무서울 정도다. 게다가 제품 카테고리도 어찌나 넓은지… 조만간 맥북 샤오미 버전과 아이맥 샤오미 버전, 스토케 유모차 샤오미 버전 따위가 나오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뭐든 만들어내니까. 나중엔 비행기도 만들지 모르고.
오늘은 11월 11일. 한국에선 가래떡데이나 빼빼로데이로 불리는데 중국은 오늘을 광군제(光棍節), 일명 싱글데이라 부르더라. 싱글과 쇼핑이 무슨 관련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11월 11일을 맞아 화끈한 할인 행사도 벌인다. 알리바바는 행사 시작 12분 만에 1조 매출을 올렸고, 샤오미는 한시간 반만에 725억원의 매출을 돌파했다고. 심지어 샤오미는 이렇게 바쁘게 팔아대는 와중에 신제품까지 발표했다. 바로 살펴보자.
미밴드 펄스 Mi Band Pulse
나도 한번 장난으로 사봤다가 어딘가 처박아놓은 샤오미 피트니스 밴드, 미밴드의 후속작이 나왔다. 미밴드 펄스는 기존 제품에 심박 센서를 추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 사실 피트니스 밴드가 심박수를 측정하지 못하면 거의 쓸모없는 것과 다름없으니 이제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기존 미밴드는 센서와 밴드의 이음새가 좋지 않고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는데, 신제품은 밴드의 플라스틱 소재를 바꿔 내구성을 개선했다고.
미밴드 펄스는 심박수 측정은 물론 수면 시간이나 수면 패턴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심박수나 수면 패턴 데이터는 연동한 스마트폰의 Mi Fit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IP67 등급의 방수 방진 기능을 갖췄으며, 배터리 용량은 45mAh, 블루투스 4.0을 지원한다. 가격은? 99위안. 1만 8000원 정도다. 심박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 밴드를 이 가격에 팔다니. 역시 가격 깡패답다. 더불어 기존에 판매하던 미밴드는 69위안에 판매한다고.
20000mAh 미 파워 뱅크 Mi Power Bank
샤오미의 이름을 국내에 알린 건 8할이 배터리다.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미 파워 뱅크라는 이름의 애플 느낌 물씬 풍기는 보조배터리 말이다. 샤오미가 전 세계에 불꽃처럼 팔아치운 미 파워 뱅크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여태까지 만든 보조배터리 중 최대 용량인 20,000mAh 제품이다. 단순 계산하면 갤럭시 노트5의 배터리를 6번 완충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용량이다(물론 실사용 가능 용량은 다르겠지만).
샤오미는 새로운 배터리를 사용하면 아이폰6를 6번 충전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 미니를 3번 완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도 꼭 애플의 제품과 짝을 짓는 이 패기를 보라. 심지어 3.6A의 강력한 출력으로 신형 맥북도 완충할 수 있을 정도라며 사진까지 촬영해 보여주는 친절함.
기존 제품보다 안정성 및 충전 효율을 개선했으며, 최소 12,700mAh의 실제 출력을 제공한다. 가장 놀라운 건 용량 대비 아주 가볍게 만들었다는 사실. 기존에 판매하던 배터리보다 가볍게 제작해서 1만mAh 배터리 두 개보다 신제품인 20,000mAh 배터리의 무게가 18%가량 가볍다. 두 개의 USB 포트로 두 개의 장치를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으며 가격은 149위안. 약 2만 7000원.
미 인이어 헤드폰 프로 Mi In-Ear Headphone Pro
샤오미는 그간 피스톤 시리즈라는 이어폰으로 ‘가성비 제왕’이라 불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고작 99위안의 저렴한 이어폰으로 꽤 그럴싸한 음질을 만들었으니까. 이번엔 더 좋은 물건을 만들었나 보다. 무려 미 인이어 헤드폰 ‘프로’라는 타이틀을 단 걸보니. 약간 애플스러운 네이밍이지만 그런 건 이제 무시하기로 한다.
이 제품 역시 피스톤 시리즈처럼 1more가 디자인부터 설계까지 맡았다. 통화할 때 편안하도록 이어폰 마이크가 보다 더 얼굴에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귀에 유연하게 들어맞도록 설계했다. 왜곡 없는 저음과 선명하고 깨끗한 고음을 표현해준다고.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했던 사운드 엔지니어 Luca Bignardi이 개발에 참여해 음악 듣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샤오미 측의 설명. 사진으로 봤을 땐 소재나 마감도 고급스럽다. 가격은 99위안. 1만 8000원 정도니 일단 한번 질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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