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웃도어 업계는 혹독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짧았던 황금기는 사라진 지 오래고, 이제 모두 사업을 접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가장 대목이라는 다운재킷의 계절을 맞았음에도 포근함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이번 겨울 장사를 기점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한국을 떠나게 되지 않을까.
떠나는 브랜드가 형편없느냐면 딱히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해외에서는 훨씬 인정받고 대우받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안 풀리더라. 국내 소비자의 마음은 참 알 수가 없다. 아니, 이게 다 마케팅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떠나는 그들을 다시 한번 살펴볼 예정이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며 잠시만 안녕.
픽퍼포먼스
요즘 디스커버리가 일상에 어울리는 디자인 덕분에 잘 나간다는데 그건 픽 퍼포먼스를 몰라서 하는 소리다. 2013년 말 헤어짐을 고한 픽 퍼포먼스는 2년이나 지난 당시 카탈로그를 봐도 세련됨이 뚝뚝 떨어진다. 스웨덴 출신으로 기술력도 빠지지 않는 브랜드다. 다른 스웨덴 브랜드들은 다 잘 나가는데 유난히 픽 퍼포먼스만 죽을 쓴 걸 보면 LS네트웍스의 관심도가 영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버그하우스
이랜드는 지난해 6년 간 이끌어 온 버그하우스를 포기했다. 마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 대신 SPA 브랜드인 루켄을 키우기로 했다고. 그래서 루켄이 잘 나가느냐.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영국 태생의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버그하우스가 SPA 브랜드 루켄에 밀리다니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닌가. 아웃도어 전시회 등에서 수상한 경력도 적지 않은데 말이지.
노티카
우리나라의 한 시대를 이미 풍미한 바 있는 노티카가 다시 들어온다고 했을 땐 참 반가웠다. 2012년 노티카 론칭을 맡았던 아마넥스는 노티카의 부진과 미국 본사와의 분쟁으로 지난해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이쯤 되면 국내에서 노티카를 다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요즘 노티카의 행보를 보아하니 전문성보다는 패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헨리한센
금강제화가 진행하던 헨리한센도 국내를 떠나게 된다. 헨리한센은 노르웨이 출신의 브랜드로 130년 역사를 가졌다. 아마 이름은 한 번씩 들어봤을 것. 한물 간 브랜드라고 여기지 말자. 지금도 해외에선 어딜 가나 뒤지지 않는다. 금강제화가 좀 더 잘 팔릴만한 제품들을 데려왔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요즘은 자체 아웃도어 브랜드인 버팔로에 집중하고 있는데 출시된 제품을 보면 헨리한센이 그리워진다.
시에라디자인
캠핑 쪽도 포화상태인 건 마찬가지다. 호상사에서 시에라디자인 전개 중단을 알렸다. 미국에서는 한 때 노스페이스의 라이벌로 여겨진 브랜드이기도 하다. 최초의 돔 텐트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침낭 부문에서도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처음 호상사가 런칭했을 때 색다른 텐트 디자인이 눈에 띄어 주시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 됐다. 요즘 한창 세일 중이니 이참에 하나 마련해보는 것이 어떨지.
살로몬 아웃도어
잘 나가는 줄만 알았던 살로몬도 사업 철수 소식을 알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라는 탄탄한 회사가 런칭을 맡았건만 아웃도어 침체기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나 보다. 트레일 러닝 문화를 이끌어가며 마케팅도 열심히 하고, 반응도 서서히 오르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세계 시장에서 1, 2위를 왔다갔다 하는 살로몬이 한국에서 이렇게 굴욕을 당하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아직 본사와 협의 중이라고 하는데 조금만 더 기회를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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