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예술품 경매 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발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잘 알려진 일본의 화가 고 시라가 가즈오의 추상화 2점이 파리 국제현대아트페어(FIAC)에서 650만 달러(약 73억8725억원)에 팔렸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딜러들에 따르면 이번 파리 FIAC의 매출은 전에 없는 호조를 보였다. 특히 갤러리 퍼거스 맥카프리 부스에서 출품한 시라가의 작품은 머리 위에 로프를 매달아 발로 그린 유화로 1991년작 ‘류센(Ryusen)’과 1985년작인 ‘가쿠에키(Kakueki)’가 각각 400만 달러, 250만 달러에 낙찰됐다.
파리 FIAC에 앞서 크리스티와 소더비, 필립스가 영국 런던에서 개최한 전후 및 현대 이탈리아 미술품 경매에선 3억6600만 달러어치가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늘어난 것으로 미술품 시장의 호황을 다시한번 입증했다고 딜러들은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예술품 경매시장의 호황은 변동성 높은 시장에 대한 우려 불식과 부유층의 구매 의욕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런던 갤러리 스카스테드의 보나 콜로나 몬태규 관장은 “작품에 대한 구매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며 “작품을 모르는 일회성 투기가 아닌 특정 작품에 눈독을 들이는 경매 참여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소더비의 테드 스미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경매에 참여하는 고객들은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좋은 품질, 높은 가치의 작품을 선호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매우 신중한 자세로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5일에 끝난 FICA에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과 크리스티의 오너이자 프랑스 억만장자인 프랑수아 피노, 미국 언론 재벌인 피터 브란트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