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대졸 신입 초임 월 290만원…금수저와 대학거품, 임금불평등의 ‘악순환’

입력 2015-10-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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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뉴스)
(출처=SBS뉴스)

올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첫 월급은 얼마나 될까요. 평균 290만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지난해(278만원)보다 4.5% 올랐습니다. 금융업은 320만원이나 받고요. 통신, 제조, 건설 등도 비교적 초봉이 높네요.

그런데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SNS에는 “어느 나라 기사에요?”, “누가 보면 우리나라 잘사는 줄 알겠네”, “평균 깎아서 죄송합니다” 등 비아냥거리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진행한 이번 조사는 100인 이상 종업원이 일하는 사업장 414곳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대부분 빠졌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고졸보다 월급을 더 못 받는 대졸들이 수두룩합니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교육거품의 형성과 노동시장 분석’에 따르면 4년제 대졸자의 프리미엄 상승은 상위 10%에서만 관측되고 있습니다. ‘어중간한’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의 경우 월급이 그대로 거나 오히려 내렸습니다.

심지어 4년제 대졸자 10명 중 2명은 고졸보다 더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년제 대졸자는 그 비중이 절반이나 된다고 하네요. 교육투자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고등교육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질 낮은 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이로 인해 대학이 수직화되면서 임금불평등이 생기는 겁니다.

(출처=통계청ㆍ한국개발연구원)
(출처=통계청ㆍ한국개발연구원)

“비싼 사교육을 받은 금수저들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해 높은 연봉을 받는다”는 ‘장그래’들의 푸념이 괜한 것은 아니네요. 취업, 결혼, 출산에 이어 꿈마저 포기한 N포 세대. 이들의 현실은 대부분 ‘88만원’입니다. 공감할 수 없는 290만원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선 이들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합니다.

‘장그래’의 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알아봐야겠죠. 대학거품을 걷어내고, 학력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문화도 정착시켜야 합니다.

한 네티즌은 기사에 이런 댓글을 남겼습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나에게 우리 어머니께서 ‘넌 뭐니’라고 물으신다. 뭐라고 답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의 대답은 뭔가요. 모두가 함께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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