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시세조종 세력과 손잡고 주가조작에 끼어든 외국계 자산운용사 임직원 등을 무더기 적발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검찰이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란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뒷돈을 받고 주식 매수에 개입하는 등의 비리에 연루된 외국계 금융기관 임직원 4명, 전 금융사 직원 등 브로커 5명 등 총 14명을 적발하고 그중 11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금품수수 및 주가조작, 기관투자자 매수 알선, 내부 정보 이용 등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에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KDB대우증권과 KB투자증권 본사를 압수수색을 했다. 두 증권사의 팀장은 수억원대 뒷돈을 받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주식을 대량으로 파는 데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국내 기관 임직원들도 블록딜 등 다양한 거래를 통해 범죄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증권업계를 충격에 빠뜨릴 비리가 더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현직 임직원들이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증권가는 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증권맨들의 개인적인 탐욕에 의한 범죄가 업계의 구조적 비리로 확대해석 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개인 비리일 뿐 업계에 만연한 조직적인 범죄가 아니다”라며 “다만, 자성 분위기와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는 있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