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LG그룹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비상경영'에 준(準)하는 방향에서 수립하고 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삼성과 LG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주력 핵심사업과 신성장동력에 대해서는 성과창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LG가 올해 경영성과 취합과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통상 10월은 각 그룹들이 한해 예상 실적 등을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를 기준으로 연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 글로벌 전략협의회에 반영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는 이달 말까지 삼성 미래전략실에 예상 연간 실적과 함께 내년 투자계획 및 실적 목표 등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11월 한 달 동안 경영계획 및 목표 실적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계열사와의 조정을 거쳐 최종 사업계획안을 확정한다. 더불어 삼성전자 각 사업 부문과 부품 계열사의 한 해 성적표에 상응하는 사장단 인사를 결정짓는다.
삼성 관계자는 “10월 업적보고는 구체적인 수치보다 각 계열사의 전체적인 사업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경영계획 및 목표를 보고하는 의미가 크다”며 “미래전략실은 계열사별 겹치는 사업 및 중복 투자계획에 대한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그룹 차원에서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부품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실적 목표가 예년 대비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열사별 신사업의 경우 구체적인 성과 창출 목표를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12월 초 삼성 사장단 인사 이후 임원인사, 그리고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이후 중순경 내년 사업 부문별 사업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략협의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20일 전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에는 본사 경영진을 포함해 해외 법인장과 총괄 등 전 세계 500여명의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인다.
LG 주요 계열사들도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현재 LG전자를 비롯한 LG 계열사들은 내부적으로 올해 경영성과 취합 및 사업전략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 각 계열사들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가진 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이르면 이달 말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구본무 LG그룹 회장 주도의 업적보고회를 실시한다. 11월 한 달간 진행되는 업적보고회에는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이 참석해 올해 경영성과 및 내년 사업계획과 투자계획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