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스파트폰 화면의 터치 기능이 참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만 해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저 버튼을 눌러야 모든 기능이 활성화하는 게 당연한 논리였다.
‘버튼=기능’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1999년 우리나라 최초의 풀터치폰 SPH-M1000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엄청난 판매량 기록과 대중화에는 실패했지만 ‘얼리 어답터(새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경험하려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이들은 SPH-M1000의 인터페이스 환경에 열광했다. 펜이나 손으로 화면을 콕콕 찍으면 전화뿐 아니라 문자 보내기, 주소록 관리, 일정 및 메모 작성 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터치 화면에는 인터넷을 연결하는 아이콘은 물론 주가 흐름을 확인하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존재했다. 현 시점에서 보면 그저 상당히 무거운 기계에 불과하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혁신적인 시도였던 셈이다.
그 이후 6년 만인 2005년에는 LG전자가 터치 기능이 탑재된 초콜릿폰을 공개했다. LG전자는 당시 초콜릿폰에 터치패드를 적용해 처음으로 터치 기능을 구현했다. 전면 기능키 부분을 손으로 건드리면 빨간 불빛이 들어오면서 다양한 기능 조작이 가능해진다. 특히 검정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케이스에 붉은색 터치센서 빛이 어우러진 고급스러움만으로도 전 세계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초콜릿폰은 출시 이후 4주 만에 60만대 판매량을 돌파했으며 이후 전 세계에서 2100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삼성은 그 이후 2009년 ‘만지면 반응하리라’란 광고와 함께 풀터치스크린폰인 연아의햅틱폰을 내놓았다. 이는 화면 전체에 터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핸드폰으로 ‘촉각의’ 란 의미의 햅틱(haptic)과 실제 기능이 잘 어우러지는 결과물이었다. 특히 슬림한 미니 디자인에 블로그처럼 편집 가능한 다이어리 기능이 고객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햅틱폰은 출시 80일 만에 누적판매 55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휴대폰 사상 최단 기간 5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