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영업정지 첫 날 6066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뺏겼다. 이통시장 혼탁 조짐이 보이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일 하루 동안 6066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3096명, 2970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전체 번호이동은 1만369건을 기록했다.
지난 3개월 동안 SK텔레콤의 번호이동이 하루 평균 5605명인 것에 비하면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은 평소보다 8% 가량 증가한 셈이다. 가입자 증감은 가입자 이탈과 유입을 합산해 계산하는데 영업정지 후 이탈 자체가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보통 단독 영업정지를 당할 경우 경쟁사에 가입자를 뺏기지 않으려고 기기변경 등 방어 마케팅을 강화해 영업정지 직전 3개월보다 가입자 이탈이 줄어드는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과 2014년 이통3사 영업정지의 경우 직전 3개월보다 가입자 이탈이 8~35% 줄었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KT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영업정지 첫날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영업정지에 맞춰 일부 모델에 대해 보조금을 최대 40만원 이상 확대하면서 가입자 쟁탈전에 나섰다.
KT는 갤럭시 노트4·4S의 경우 ‘LTE데이터선택699’ 요금제 기준 공시 지원금을 30만6000원에서 32만9000원으로, ‘LTE데이터선택599’ 요금제의 경우 27만원에서 31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KT는 또 ‘올레 나라사랑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갤럭시A7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최고요금제(LTE무한대 89.9요금제) 기준 31만원에서 33만원, 최저요금제(뉴음성무한29.9요금제)기준 20만5000원에서 30만5000원으로 올렸다. LG전자 G3의 경우 지원금을 최고 46만원까지 인상했다.
SK텔레콤도 총 6기종에 대한 지원금을 최대(33만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면서 방어에 나선 상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기변경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과열이 뚜렷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통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시장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1일 이통사들이 공시 지원금을 한 번에 올려 번호이동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장 혼란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