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인근 미나 계곡에 위치한 텐트촌에서 24일(현지시간) 수십 만명이 종교 행사를 진행하다가 사람들이 너무 몰리면서 최소 31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참사는 이슬람교도들이 일생에 반드시 지켜야 할 5가지 의무 중 하나인 ‘성지순례(하지)’ 도중 일어났다. 나머지 의무는 하루에 5번 메카를 향해 기도를 올리며 일정 재산은 가난한 사람 구제에 쓰고 라마단(단식)을 지키며 ‘알라 외에 신은 없다. 마호메트는 알라의 예언자다’라는 선서를 하는 것이다.
쿠란에 따르면 무슬림은 메카의 대사원인 카바 신전을 찾아 순례를 해야 한다. 하지는 이슬람력으로 마지막 달인 ‘순례의 달’이 시작된 후 10일 이내에 이뤄진다. 올해는 지난 21일부터 하지 일정이 시작됐다. 하지는 보통 닷새간 치뤄지는데 이 기간 순례객들은 머리나 손톱을 깎지 않는다.
메카의 카바 신전에 있는 성석에 입을 맞춘 뒤 주위를 반시계방향으로 7바퀴 도는 것으로 순례 의식이 시작된다. 이후 순례객들은 메카를 떠나 미나 계곡으로 옮겨 텐트를 짓고 기도를 하며 첫날 일정을 끝낸다. 그 다음달 정오 아라파트(에덴동산) 평원으로 옮겨 기도하면서 일몰을 맞이하며 무즈달리파에서 자갈 7개를 주워 미나 계곡으로 돌아와 마귀를 상징하는 돌기둥에 돌을 던진다. 사고가 벌어진 이날은 하지 중 셋째 날이다. 바로 이 돌을 던지는 의식을 치루는 도중 사고가 난 것이다.
돌을 던지는 의식은 선지자 아브라함이 악마를 물리친 일을 기념하려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알라(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아들을 제물로 바치려고 할 때 악마가 그러지 말라고 유혹하자 돌을 던져 악마를 쫓아냈다는 것이다. 무슬림은 미나 계곡이 바로 그 장소라고 믿고 있다.
이후 하지가 마무리될 때는 양을 제물로 바치는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가 이어진다.
하지 기간 매년 수백 만명이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 등 성지로 몰려들면서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6년에도 돌을 던지는 의식 도중 압사 사고로 최소 363명이 사망했다. 다만 무슬림은 하지 도중 사망하면 천국으로 들어간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