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에 집착하는 정지선, M&A 본능 ‘2020비전 성큼’… 실탄은 넘쳐

입력 2015-09-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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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물류 채널 확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참여… 그룹 현금보유금 1조 이상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국내 물류업계 3위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ㆍ합병(M&A)에 나섰다. 줄곧 그룹 차원에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를 적극 주문ㆍ시도해온 까닭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측은 “유통 물류로 이용했던 현대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물류 채널을 확보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물류사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와 계열사 물류비용 절감 차원에서 현대홈쇼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17일 밝혔다.

KTB PE와 큐캐피탈은 지난해 5월 동부그룹이 경영권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31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경영권을 상실하면서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이 결정됐다. 업계에선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 3000억원 안팎으로 점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실탄은 충분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보유금이 1조원 이상이여서 (인수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동부익스프레스의 새주인이 현대백화점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회사를 확보하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유통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종합 물류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그림까지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른뒤 M&A를 통한 사업 확대에 주력해왔다. 한섬이 그의 M&A 첫 작품이다. 인수가격 차이를 놓고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되자 정재봉 한섬 사장을 직접 만나 4000억원 이상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담판짓기도 했다.

한섬 인수는 정 회장의 변화된 경영 행보를 보여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할 당시 “마흔이 되면 활발히 외부활동을 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2011년부터 본격적인 외부 활동에 나서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나타냈다.

정 회장은 2011년부터 작년까지 조명(현대LED), 가구(현대리바트), 패션(한섬) 등 제조업 분야까지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는 정 회장이 선언한 ‘2020 비전’ 달성을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2010년 창립 39주년 때 2020년 그룹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6조원 규모였던 그룹 매출을 10년 후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

정 회장의 M&A 본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한섬을 인수한 현대홈쇼핑의 경우 보유금이 9000억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현대홈쇼핑은 백화점이나 아웃렛과 달리 출점이 필요 없어 내부보유금 9000억원을 M&A에 모두 투자할 수 있다”며 “그룹과 시너지를 낼수 있는 차원에서 콘텐츠를 확보한 기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회사가 후보 1순위다. 업계에서는 가전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가전사 인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제조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제고 전략의 핵심이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동안 ‘토탈 라이프 케어 종합 유통 서비스사’를 목표로 의류-가전-가구로 이어지는 주요 제조라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작년에 두 번이나 가전사(동양매직ㆍ위니아만도) 인수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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