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나 중앙 아메리카에서 유행한 신종 세균감염병 '플레시모나스 시겔리우스'(plesimonas shigelloides)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4일 가족과 함께 중국 베이징 여행을 다녀온 15세 학생이 복통을 동반한 설사증상을 호소해 검사한 결과 플레시모나스 시겔리우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이 학생은 7월 31~8월 4일 가족, 친인척 18명과 베이징 인근을 여행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같이 여행한 사람과 접촉자의 대변 검체를 통해 진단 검사를 실시했으나 추가 감염자는 나오지 않았다.
플레시모나스 시겔리우스는 세균성 이질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수인성 감염병이다. 주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이 된다.
비교적 약한 병원성(질병을 일으키는 능력)으로 알려져 있으나 건강한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신생아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노출됐을 경우에는 뇌수막염, 자궁근염, 패혈증, 골수염, 당낭염, 패혈성 관절염, 흉수감염 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에서 환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2002년 태국 서부 지역, 2004~2008년 에콰도르 북서부지역, 2001~2002년 중국 동남부지역, 2013년 나이지리아 등에서 유행적 집단발병이 나타났으며 2003년 홍콩에서는 응급실에 내원한 위장염 환자의 9%가 이 병에 감염돼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플레시모나스 시겔리우스는 다른 감염병에 비해 감염력이 강하거나 병원성이 높지는 않아서 한국 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정감염병으로는 지정돼있지 않다"며 "다만 국내 유입된 첫 감염 사례가 나온 만큼 일선 의료기관들이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감염 예방법은 세균성 이질 같은 다른 수인성 질환과 비슷하다"며 "해외 여행자들은 가급적 끓인 물을 먹거나 생수를 직접 사서 섭취하는 한편 되도록 익힌 음식을 먹고 날 음식을 먹더라도 위생 상태가 좋은 곳이 아니면 섭취를 삼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