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옐런 의장이지만, 사실 미국 내에서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10명 중 7명은 옐런을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낮은 인지도는 단지 숫자일 뿐, 옐런 의장의 영향력은 미국 경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하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말 한마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은 수조 달러를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옐런 의장은 자신이 내뱉은 단어 하나에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연준의 통화정책을 발표할 때는 최대한 단조로운 음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단어나 억양을 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옐런 의장과 연준은 이번 주(16~17일)에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2006년 이후 9년여 만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는 신호를 줄 수 있는 반면, 글로벌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PNC파이낸셜서비스의 거스 포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저금리 정책을 벤 버냉키 전 의장이 결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를 올리면 진짜 ‘옐런 시대’가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은 옐런이 연준 의장 자리를 유지할 지, 끝내야 할 지를 결정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스경영대학에서 옐런 의장과 함께 교수 생활을 했던 앤드류 로스 역시 옐런의 위기대응 능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로스는 옐런 의장과 함께 하스경영대학에서 근무하던 지난 1989년 10월 17일 최악의 지진에 직면했을 때를 회상했다.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옐런 의장과 로스는 대학 건물 6층에서 근무 중이었다. 지진으로 건물의 벽과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로스는 재빨리 문쪽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우선 자신의 책상에서 머무는 침착함을 보였다고 로스는 설명했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은 최악의 지진을 마주하면서도 냉정함과 평정심을 유지한 것이다.
로스는 “옐런 의장은 소리를 지르거나 울지 않았다”면서 “세계 경제가 놓인 글로벌 경제 위기에 옐런 의장이 그 때처럼 행동한다면, 어떠한 문제도 잘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CNN머니는 옐런 의장이 ‘연준 수장’이란 타이틀을 떼어 놓으면 친구들에게 다정다감하고 뛰어난 요리 솜씨도 갖고 있다고 인간적인 면모를 소개하기도 했다. 옐런 의장의 가까운 친구인 제임스 윌콕스는 옐런 의장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식당에서 사천새우를 즐겨 먹곤 했다고 말했다. 윌콕스는 “옐런이 연준 의장이 된 사실이 놀랍지 않다”면서 “옐런은 언제나 그랬듯이 변함없는 친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