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9일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재소환했다.
이날 오전9시50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 청사에 나타난 정 전 회장은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듭 죄송하다"면서 "오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포스코건설과 계열사 임원들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정 전 회장은 입을 굳게 닫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지난 3일에도 검찰에 소환돼 16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를 받고 4일 오전 귀가했다. 이번 2차 소환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티엠테크 수주 특혜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티엠테크는 2008년 정 전 회장 취임 당시 새롭게 협력업체로 선정된 후 포스코켐텍으로부터 일감을 몰아받는 등의 특혜를 입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티엠테크 대표 박모씨가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의 포항 지역구 사무소 관리자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티엠테크 수익 중 일부가 정 전 회장이나 이 전 의원에게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지난 주말 이구택(69) 전 포스코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티엠테크 사업 수주에 정 전 회장과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정 전 회장은 재임 기간에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 인수·합병(M&A)을 무리하게 추진해 회사에 수조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와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대표에게 인도사업 수주 특혜를 제공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