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이혼과 이혼에 대한 부당한 시선들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5-09-0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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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쳐)
한 연예인의 이혼이 눈길을 끈다. 시선을 모은 원인과 방향은 기존 연예인의 파경과 사뭇 다르다. 최근 18년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이혼했다고 말한 김구라다. 근래 들어 이혼 소송 과정에서 이전투구와 추잡한 폭로전을 펼쳐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서세원 등 수많은 연예인과 다른 관점에서 김구라의 이혼은 관심이 높았다.

우리나라의 한 해 이혼은 11만 5300건. 하루 평균 약 316쌍의 부부가 이별한다. 2014년 이혼 가구는 전체 가구의 8.8%에 달한다. 이혼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팀이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전국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결과, ‘절대 이혼을 피해야 한다’는 답을 한 응답자는 26.2%에 불과했다. 반면‘이유가 있다면 이혼할 수 있다’는 답이 73.8%로 압도적이다. 서울시의 ‘통계로 본 가족생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5세 이상 서울시민의 42.8%가 부부 이혼에 대해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선택사항’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이혼은 해선 안 된다’고 답한 응답자는 41.8%였다.

가족의 형태와 역할의 변모,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 사회경제적 환경의 급변 등으로 이혼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이혼과 이혼가정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 사회적 주홍글씨는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더 심화했다. 이혼에 대한 부당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의 심화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가족의 기원’ 에서 밝혔듯 가족은 능동적이다. 가족은 결코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은 사회, 경제적 토대에 의해 변모하게 된다.

가족의 형태와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이혼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의 이혼과 현재의 이혼 양태도, 의미도 달라졌다. 하지만 미디어는 여전히 구태의연한 상징 재현에 몰두해 이혼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양산한다. 막을 내린 ‘사랑과 전쟁’등 드라마를 비롯한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이혼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식의 묘사로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확대재생산한다.TV를 비롯한 대중매체에서 재현(representation)하고 구성해서 보여주는 이혼에 대한 부정적 묘사는 현실의 이혼과 이혼부부, 이혼가정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디자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일부 연예인의 그악스러운 이혼에 대한 연예매체의 파파라치식 중계보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미디어의 행태로 인해 생긴 것이 바로‘이혼가정=결손가정’이라는 등식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학교 현장에서부터 사회의 여론을 주도해 나가는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이혼 가정은 결손가정이라는 편견을 갖진 경우가 많다.

‘결손(缺損)’은 어느 부분이 없거나 잘못되어서 불완전하다는 의미다. 비혼족, 미혼모 가족, 싱글 맘 가족, 싱글 대디 가족 등이 급증했다. 이혼 등 다양한 이유로 1인 세대 가족과 2인 세대 가족이 급증하는 가족의 극소화(極小化 minimalization)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미디어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족을 정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는 결손으로 매도한다. 미디어의 이 같은 매도가 이혼가정의 아이를 결손아이로 단정 짓고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양산한다.

김구라의 이혼이 관심을 받는 것 중의 하나가 이혼 배우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아들 동현이에 대한 존중이었다. “현재 고2인 동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저와 함께 생활할 것입니다. 동현이의 일이라면 언제든지 동현 엄마와 소통하고 동현이도 언제든지 엄마와 왕래하도록 할 것입니다. 동현이가 성인이 되어서 내린 결정은 존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동현 엄마의 채무는 끝까지 제가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김구라의 말에서 이혼가정=결손가정 등식을 확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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