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은 오랜만에 잇몸까지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번 같은 장소에서 첫번째 대국민사과를 하며 극도로 긴장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한일 롯데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원톱’의 여유까지 느껴졌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이 일본에 있는 동안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의 구체적인 절차에 착수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도 롯데홀딩스 경영 투명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점검하고 일본 롯데의 중장기 사업 계획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소공동 집무실로 복귀해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약속한 롯데의 개혁작업 진행상황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신 회장 귀국 직후 공정거래위원회에 해외계열사의 주주현황, 주식보유현황, 임원현황 등에 관련한 자료를 제출했다. 박스 7개 분량은 곧장 기업집단과에 전달됐고, 해당 부처 직원들은 곧바로 자료 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롯데가 제출한 자료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광윤사나 ‘L투자회사’의 소유구조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경영권 분쟁이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올라 다음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 회장은 이에 대한 준비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회복에 대한 희망도 놓질 않고 있다. 지난 17일 주주총회 후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 사업 현장을 (내가) 오래 봐왔기 때문에 내가 키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