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8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주목받았던 현대와 기아차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수시장은 수입차 영향력이 확대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엔저와 유로화 약세 탓에 일본 및 독일 자동차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며 판매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대와 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 판매 목표인 820만대의 절반에 못 미치는 385만2777대를 판매했다. 판매 부진은 고스란히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4조5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했다. 쌍용차는 신차 ‘티볼리’ 효과에도 수출이 줄면서 매출은 7.7% 줄고 영업손실 규모는 541억원으로 확대됐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영향이 컸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8.1%로 지난해 상반기(9.0%)에 비해 하락했고 판매량도 5.8% 떨어졌다. 글로벌 점유율은 작년 2분기 9.1%를 기록한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 1분기에는 8.2%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악재는 3분기에도 자동차 업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7월 판매를 보더라도 현대차는 미국(2.9%), 인도(5%), 체코(28.3%), 브라질(5.7%) 등 해외 공장에서 판매 개선세를 보였다. 하지만 월 9만대 이상이 생산돼야 하는 중국에서 출하기준 판매량이 5만4160대에 그쳐 크게 위축됐다. 이에 3분기 영업실적은 매출이 21조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 전망이나 영업이익은 6%가량 줄어든 1조5485억원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형 ‘K5’등의 론칭으로 내수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실적 선방이 예상된다. 증권업계가 예측하는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11조6796억원, 영업이익은 1.2% 성장한 5733억원이 전망된다.
쌍용차는 신차(티볼리)의 성공적인 출시에도 주요 수출 시장인 동유럽·남미 등의 수요 부진, 한국 평택공장에서 생산·수출해 환율·관세에 취약하다는 문제로 3분기 매출이 늘지만 영업손실이 많아질 전망이다. 쌍용차의 3분기 영업실적은 매출이 7905억원으로 3.0% 늘고 영업손실은 24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7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는 등 판매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환율 약세 방향성의 지속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회복이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