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 뉴욕이 폐렴의 원인이 되는 레지오넬라균 공포에 휩싸였다.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 지역에서 지난달 10일 이후 레지오넬라병이 집단으로 발병해 지금까지 81명의 감염이 확진됐고, 이 중 7명은 사망했다고 현지언론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망자는 모두 고령자들로 폐질환 등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자 가운데 64명은 입원했고, 28명은 치료 뒤 퇴원했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레지오넬라균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시 보건당국의 메리 바셋 박사는 “레지오넬라균 감염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브롱크스의 17개 건물 냉각탑 가운데 5개가 레지오넬라균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건물 냉방기의 냉각탑수, 샤워기, 수도꼭지, 분수대, 분무기 등에서 서식하다가 공기를 타고 전파돼 폐렴, 독감 등을 일으킨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고열, 기침, 오한, 근육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항생제 복용 등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올해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균 감염사례가 약 2400건으로 파악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레지오넬라병은 미국에서는 1976년 필라델피아에서 처음으로 집단 발병했다. 2001년 스페인에서 400명 이상이 감염된 게 가장 큰 규모의 발병 사례다. 당시에도 냉각탑수의 오염이 원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