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일제히 개선된 실적을 내놓았다. 공시지원금 상한으로 번호이동 시장이 얼어붙으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가 급감했다. 해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두 단통법 효과다. 음성을 무제한 제공하는 대신 요금을 조금씩 올린 데이터 요금제 덕에 LTE 가입자 수와 데이터 사용량은 늘었다. 이는 통신사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끌어 올렸다.
지난 1분기 대규모 명예퇴직 파장으로 최악의 실적을 내놓던 KT는 2분기 들어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매출은 5조4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했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68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마케팅비는 6742억원으로 전년 8233억원보다 18.1% 급감했다.
LG유플러스는 역대급 실적을 내놓았다. 가입비 폐지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1% 줄어든 2조661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924억원으로 무려 96.3%나 뛰었다. 물론 이 수치에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4분기 회계부터 공시지원금을 단말기 매출할인으로 돌린 영향도 포함됐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20%는 족히 넘는 성장을 이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케팅 비용은 4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3.5% 더 아꼈다.
SK텔레콤도 호실적에 웃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2557억원과 4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각각 1.2%, 24.4% 줄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상반기 특별퇴직자 300명에 대한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퇴직금을 빼면 영업이익은 약 5200억원까지 오른다. 마케팅비 하락도 한몫했는데, 지난해 보다 10.3% 줄어든 7400억원에 그쳤다.
데이터 요금제가 ARPU도 끌어올렸다. 통신요금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통신사에게 ARPU는 성장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다. SK텔레콤의 ARPU는 3만660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3만6173원으로 1.5% 늘었고, KT는 3만4879원으로 3.7% 올랐다.
단통법 이후 기기만 교체하는 사람이 늘면서 가입자 해지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1.3%, LG유플러스는 집계를 시작한 2010년 2분기 이후 최저인 1.7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