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중훼지고’ 편에 “묻기를 좋아하면 넉넉해지고 자기 소견대로만 하면 작아진다”[好問則裕 自用則小]는 말이 있다. 강려자용(剛戾自用), 사심자용(師心自用)도 같은 뜻이다. 자기만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강퍅자용(剛愎自用)에도 자용이 들어 있다. 愎은 강퍅할 퍅, 성격이 까다롭고 고집이 세다는 뜻의 한자인데, 乖愎의 경우에는 괴팍이라고 읽는다.
중용 28장에 이런 말이 있다. “어리석은데도 자기를 내세우기 좋아하고 비천한데도 자기 멋대로 행동하기를 좋아한다. 지금 세상에 나서 옛날의 도를 어기니 이러한 자는 재앙이 그 몸에 미치게 될 것이다.”[愚而好自用, 賤而好自專 生乎今之世 反古之道 如此者 災及其身者也]
고산 윤선도가 인조 22년(1644) 2월에 올린 상소에도 자용이 나온다. 이른바 ‘갑신년에 올린 소’[甲申疏〕인데 왕은 답하지 않았다. “옛말에 이르기를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이롭다’고 했고, 서경에 이르기를 ‘약이 아찔하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독하지 않으면 병을 고칠 수 없다[若藥不瞑眩 厥疾不瘳]’고 하였으니 이것도 알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옛사람이 약을 쓰는 것을 어렵게 여기면서도 약을 가려내는 것을 더욱 어렵게 여겼으니, 전하께서는 신농씨(神農氏)처럼 약을 잘 가려내도록 하소서. 서경에 이르기를 ‘묻기를 좋아하면 넉넉해지고, 자기 소견대로만 하면 작아진다’[好問則裕 自用則小]고 하였으니, 삼가 원하옵건대 전하께서는 황제(黃帝)가 기백(岐伯)을 얻은 것처럼 스승을 스스로 잘 얻도록 하소서.” 기백은 전설 속 상고시대의 의사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