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이 쏟은 라면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며 여성 승객이 아시아나와 승무원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가운데 회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0대 중반 슈퍼모델 출신 여성 장모씨는 지난해 3월 17일 인천에서 파리행 아시아나 여객기 비즈니스석에서 승무원에게 라면을 부탁했다. 이후 승무원 A씨는 끓인 라면을 쟁반에 들고 와 장씨에게 전해주다 장씨의 하반신에 두 차례에 걸쳐 라면을 쏟았다.
승무원이 기체가 흔들리는 바람에 중심을 잃었다는 것이 장씨의 주장이다. 이 사고로 장씨는 아랫배부터 허벅지, 성기 등 주요 부위까지 심재성 2도∼3도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아시아나측은 장씨의 과실을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장씨가 실수로 라면그릇이 올려진 쟁반을 손으로 쳐 쏟아졌다"며 "기내에 있던 의사의 지시에 따라 생수로 환부의 화기를 제거하고 약을 바르는 등의 응급처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장씨측은 "승무원 A씨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몬트리올협약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무과실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몬트리올 협약이란 항공기에서 발생한 승객의 신체적ㆍ정신적 손해에 대한 운송인의 책임과 승객 당 약 1억8000만원 범위에서 무과실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에서 사망한 중국인 여학생 2명에 대해 협정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