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와 주택가격 하락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중인 가운데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 집주인들이 빌리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휘정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20일 '전세의 월세화와 가계 자산부채구조의 변화'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저금리와 주택가격 상승률 둔화로 시세차익을 누리기 어려워진 주택소유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 대비 월세거래 비율은 31%를 기록했다. 2년전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내 전세보증금 규모는 45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세임차가구의 자산을 구성하는 동시에 계약상대방인 임대가구의 부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전월세전환율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간 격차가 4%포인트를 상회한다"며 "이 때문에 임대인들은 기존 보유자산을 매각하지 않고 주담대를 더받아 추가수익을 향유한다"고 덧붙였다.
전세의 월세전환은 가계의 실물자산 보유비중을 높이는 한편 전반적인 가계의 차입을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이 수석연구원은 "전세제도가 소멸돼 가는 과정에서 전세보증금의 제도권 대출 편입은 필연적"이라며 "주담대 증가를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이러한 맥락에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