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각 사무실을 직접 방문했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손해보험에서 현대해상으로 소속이 변경된 직원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새 사원증과 더불어 환영 메시지가 담긴 장미꽃 다발을 준비해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사장은 기존 직원들에게 새 식구들이 새로운 업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맞이해 달라는 뜻을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이 사장의 밝고 친근한 모습을 보고 한 설계사는 직접 캐리커처로 이 사장의 얼굴을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이 그림은 현재 이 사장 사무실 한쪽 벽에 걸려 있다.
이 사장은 소탈하고 친근한 CEO(최고경영자)로 유명하다. 직원이나 영업가족의 조문에는 누구보다 먼저 달려간다. 사내 메신저로 직원들과 대화할 때에는 젊은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ㅋㅋㅋ’, ‘오키’라는 채팅 용어도 즐겨 사용한다.
이 사장은 관용차와 기사가 있지만 지하철을 자주 애용해 출퇴근 길에 5호선 지하철을 타는 현대해상 직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이 사장의 집무실은 본사 11층에 있다. 이 사장은 사장실을 찾는 직원들에게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한다”며 “(사장실은) 직원들에게 늘 열려 있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본사 수도권 내 칭찬 제안자 직원들과 한 달에 한번 꼭 점심식사를 한다. 또 우수 제안자는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이 사장이 여는 소통 자리는 “사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 원칙 아래 열린다. 업무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편하게 인생 선배로서 가정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식사가 끝나면 직원들에게 쿠키 등을 선물한다.
현대해상의 한 직원들은 “처음에는 사장님과의 식사 자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는데, 식사를 마치고 나면 참 편안하다”고 말한다.
이 사장의 소탈하고 친근한 행보는 대학생들과 함께한 행사에서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지난 2014년 2월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학생 금융캠프’에서다.
이 사장은 행사에 참여한 160여명의 대학생 전원에게 프로그램에 없던 손 편지를 직접 보내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손편지를 받은 대학생 몇몇은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왔고, 이 사장은 또 다시 이들에게 답장을 보냈다. 행사에서는 편지를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지 않았으나, 이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편지지와 봉투의 재질, 디자인도 이 사장이 직접 고를 만큼 정성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은 좋은 책을 발견할 때마다 직원들에게 그 책을 직접 선물한다. 형식적인 책 선물이 아니라, 그 책이 필요한 직원들을 일일이 찾아 전달한다.
예를 들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결혼과 관련해 고민하는 직원에게는 ‘결혼 뭐하러 하노(법륜스님)’를 선물한다든가, 업무에 다소 지쳐 보이는 직원에게는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김혜남)“를 주는 식이다. 지난해 가을 이 사장은 사내 전 부서장들에게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올해 처음 본사와 현장 실무자가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제도인 ‘Hi-Five’를 도입했다.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자는 일환으로 도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