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중소기업의 미래이자, 향후 한국경제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물론, 한국경제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다. 하지만 동시에 협동조합 정체성과 자생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역시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3일 현대호텔경주에서 개최한 '201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중소기업 협동조합 함께 나아가면서 길을 만든다’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다음달 4일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협동조합의 바람직한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사업조합 명예이사장은 이날 우수사례 발표자로 나서 파주출판단지의 성공 노하우로 다양한 업종간 협업을 꼽았다. 그는 "파주출판도시는 출판관련 인쇄사 뿐만 아니라 저작권중개사, 출판유통센터, 디자인회사 등 200여개 업종의 입주사들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며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동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협동조합의 역할 재조명'을 주제로 발표한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연구위원은 "여러 선진국 사례를 보면 협동조합은 시장경제시장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단순 이익 창출만이 아니라 조합원 권익보호와 구조적 문제 등을 극복하면서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 협동조합의 큰 가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 협동조합은 2007년 단체수의계약 제도 폐지로 물적 기반이 흔들리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조합원 숫자가 점차 감소하는 등 협동조합이 처한 현실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정부 지원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동조합 지원에 나서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협동조합 애로사항을 조사해 보니 공동사업에 대한 기획력 부족 등이 꼽히더라"며 "이런 문제들을 극복키 위해선 협동조합을 중소기업 정책의 경로로 인식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동조합은 자존, 자립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중간단계로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대대적인 지원보다는 현행 개별기업 중소기업 정책들을 협동조합을 통해 진행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식 질서경제학회장(항공대 교수)을 좌장으로 한 패널토론에서도 협동조합의 정체성 살리기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재권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대구경북패션칼라조합을 맡은 지 5년이 됐는데 결과적으로 보니 투명경영이 가장 중요한 것 같더라"며 "이사장들이 뜻이 있어야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우영균 상지대 교수은 협동조합의 정체성 문제를 거론했다. 우 교수는 "기존까지 협동조합학회장을 맡아왔는데 중소기업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더라"며 "그만큰 중소기업 협동조합에 대한 정체성 인식이 이뤄지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으로도 다른 조합법과 비교해도 중소기업 협동조합은 정체성 부분이 미약했다"며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 필요성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들도 사회적책임(CSR) 등을 강조하는데 우리 중소기업들도 협동조합으로 뭉쳐 이 같은 사회적 명분을 내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기업이 이끄는 CSR 관련 움직임을 이젠 중소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의미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박사는 협동조합 자생력을 위해 자체적인 수익 모델을 만드는 등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조 박사는 "중소기업 협동조합도 수익을 낼 수있는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조합 맞춤형 특화 금융지원시스템도 구축돼야 한다"며 "향후엔 중소기업 협동조합이 북한의 연합기업소와 같이 남북경제협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협동조합은 현재를 튼튼히 하고, 미래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