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ㆍ유로존, 운명의 날…41년 만에 첫 국민투표 실시

입력 2015-07-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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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여론 팽팽해…이르면 한국시간 6일 새벽 3시께 윤곽

▲그리스 아테네에서 한 행인이 4일(현지시간) 자국 국기를 파는 상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아테네/AP뉴시스

그리스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그리스 국민투표가 5일(현지시간) 실시된다.

이번 국민투표는 지난 1974년 입헌군주제를 폐지할 때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치러지는 것이다. 그리스 유권자 약 985만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한국시간 6일 오전 1시)까지 국제 채권단이 제안한 협상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치르게 된다.

그리스 관영 ANA-MPA통신은 이르면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6일 새벽 3시) 개표 결과 윤곽이 잡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1%포인트 안팎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에 개표가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긴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와도 사태 해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채권단 방안에 절대 서명하지 않겠다며 사임 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에 치프라스 총리가 계속 남아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단이 치프라스 총리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거국적으로 과도 정부가 구성돼 채권단과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치프라스 총리 등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이번 투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냐 탈퇴냐를 가르는 것이 아니라며 반대로 나올 경우 협상에서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반대로 결과가 나오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인 ‘그렉시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국민투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개혁을 거부하는 그리스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인 그리스 시중은행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ELA)을 중단하는 등 자금줄이 끊어질 수도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일시적으로 유로화를 쓰지 않는 대신 유로존 회원국 자격은 유지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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